'미국파'와 동반라운드서 압도한 최혜진, 첫 타이틀 방어 시동
S-OIL 챔피언십 첫날 8언더파 맹타…시즌 첫 승 도전
(제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최강자 최혜진(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언니들과의 동반 라운드에서 완승을 하며 2020시즌 첫 승과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최혜진은 12일 제주 애월읍의 엘리시안 제주(파72·6천489야드)에서 열린 S-OIL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1개로 막으며 8언더파 64타의 맹타로 오후 3시 현재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5승을 비롯해 시즌 6관왕을 달성한 최혜진은 2020시즌 들어서는 우승 없이 4개 대회에서 두 차례 8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역전 우승을 일궈낸 코스에서 첫날부터 샷과 퍼트 모두 안정감을 뽐내며 타이틀 방어에 청신호를 켰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KL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을 보유했으나 한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적은 없다.
이날 1라운드는 지난주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챔피언 김효주, 당시 김효주와 연장 승부를 펼쳤던 김세영, S-OIL 챔피언십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내파의 대표주자인 최혜진이 한 조에서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 1∼2라운드 김세영과 최혜진이, 3라운드에서는 김효주와 최혜진이 한 조에서 경기했고, 마지막 날엔 김효주와 김세영이 만났던 터라 금세 다시 만난 이들은 환한 미소로 친근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서도 양보 없는 샷 대결을 펼쳤다.
첫 홀인 10번 홀(파5)에서 김세영과 최혜진이 나란히 버디를 써냈으나 이후에는 최혜진이 우세했다.
최혜진은 13번 홀(파4) 다소 강한 바람 속에서 이글성 버디를 뽑아낸 것을 시작으로 3연속 버디 행진으로 기세를 올렸다.
17번 홀(파4)에서는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전반에만 5타를 줄여 2타를 줄인 언니들을 압도했다.
후반 첫 홀인 1번 홀(파4)에서 퍼트 실수로 보기가 나오긴 했지만, 최혜진은 김효주와 김세영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4∼6번 홀에서 다시 몰아치기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마지막 9번 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홀 1m가량에 붙인 뒤 기분 좋은 버디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페어웨이는 한 번, 그린은 두 번만 놓쳤고, 퍼트는 26개로 시즌 평균(30.8667개)을 훨씬 밑돌아 기록에서도 흠잡을 데 없었다.
최혜진은 "지난주에도 언니들과 재미있게 쳤는데, 오늘도 서로 잘하려는 마음을 갖고 경기한 것 같다"면서 "샷과 퍼트 감각이 모두 좋아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시즌은 아직 4개 대회밖에 하지 않았으니 감각을 잡으며 적응하는 중이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다"면서 "정말 한 번은 타이틀 방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보기 없이 4언더파 68타, 김효주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혜진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에는 이소미(21)와 신인 이제영(19)이 자리했다.
장하나(29), 박결(24) 등이 6언더파 66타, 박채윤(26) 등이 5언더파 67타로 뒤를 이었다.
이정은(23)은 4언더파 68타로 임희정(20), 배선우(26), 김세영 등과 10위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