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공격수→수비수→공격수' 이주용, 전북이 아끼는 이유
[인터풋볼=전주] 이현호 기자=이주용(27)의 멀티플레이어 능력이 전북현대를 구했다.
전북현대는 21일 저녁 6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8라운드에서 광주FC를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리그 4연승을 거둔 전북(승점 21)은 울산(승점 20)을 누르고 선두로 올라섰다.
비록 승점 3점은 따냈지만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공격진이 부진했다. 선발 원톱으로 나선 조규성과 좌우의 쿠니모토, 한교원은 광주의 짠물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
답답한 0-0 흐름은 후반 교체 카드로 뒤바뀌었다. 전북은 후반 37분에 미드필더 손준호를 빼고 측면 수비수 이주용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주용은 수비 지역이 아닌 왼쪽 공격 지역에 자리했다. 그 자리에 있던 무릴로는 중앙으로 위치를 옮겼다.
곧바로 이주용의 공격본능이 빛을 발했다. 후반 40분 박스 안에서 높이 뜬 공을 이주용이 가슴 트래핑 후 왼발 시저스킥으로 연결했다. 골문 앞에 있던 한교원이 이 슈팅을 살짝 방향만 바꾸어 결승골로 마무리했다.
골을 넣은 한교원과 교체 투입을 지시한 모라이스 감독 모두 이주용을 칭찬했다. 한교원은 자신의 득점 장면을 두고 "사실 주용이가 다 만들어준 골이다. 주용이 지분이 0.8골 정도 된다"며 웃어보였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번주 내내 이주용을 윙포워드로 훈련시켰다. 혹시라도 포지션 변화를 주고 싶을 때가 있으면 활용하려고 했다"면서 "교체로 들어갈 때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했다. 슈팅 타이밍이 있으면 아끼지 말라고 말했다.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전북 유스(영생고) 출신인 이주용은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 데뷔 초반까지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다. U리그에서 득점왕까지 거머쥘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신인 시절 최강희 감독의 조언을 받고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 변경에 성공했다. 이때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도 소집된 바 있다.
더불어 센터백 역할도 소화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초반 모라이스 감독은 쓰리백 전술을 쓰면서 이주용을 쏠쏠하게 활용했다. 측면 수비, 중앙 수비에 이어 공격 포지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이주용. 8번째 K리그1 우승을 노리는 전북으로선 이주용의 멀티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