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PICK] 19순위 경희대 이용기, 궂은일만? 외곽 플레이 필요하다
[점프볼=이재범 기자] 2020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 참가 예정인 선수는 고려대 3학년 이우석을 포함해 34명이다. 드래프트가 다가오면 이 인원은 40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확실하게 드래프트에 나서는 이들 중에서 어떤 선수가 어떤 기량을 갖추고 프로 무대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지 지명 예상 순위로 살펴보고자 한다. 지명 순위는 4학년 활약 여부에 따라서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 19순위 지명을 예상하는 선수는 경희대 포워드 이용기다.
경희대 이용기(191cm, F)
대학농구리그 한 경기 최다 기록
득점: 16점 / 리바운드: 7개 / 어시스트: 3개
스틸: 4개 / 블록: 2개 / 3점슛: 2개
이번에는 3순위를 소개할 차례이지만, 19순위와 20순위를 먼저 언급한 뒤 상위 3명을 살펴보고자 한다.
박지원(연세대)과 이우석(고려대)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로터리픽 후보로 꼽힌다. 두 선수 모두 가드이면서도 192cm와 196cm의 신장을 자랑한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진영은 193cm의 장신 가드다. 중앙대 2학년 가드 이준희의 신장도 193cm다. 가드들의 신장이 대폭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올해도 가드와 빅맨 자원이 많은 것에 비해 눈에 띄는 포워드 자원이 부족한 드래프트다. 이 가운데 이용기가 경희대에서 포워드로 활약하며 예상 지명 순위 19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희대 김현국 감독은 “자기 희생을 굉장히 많이 하고, 팀을 끌어올리는 부분도 많고, 궂은 일도 많이 한다. 슈팅 능력에서 기복이 있다. 슛을 보완하고, 슛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면 괜찮을 거다”며 “본인이 노력하고, 자신을 위해 투자를 하는 선수라서, 또 긍정적인 선수라서 동계훈련부터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4학년 때 본인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거다”고 이용기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궂은일에 능한 이용기가 있고 없음에 따라서 경희대의 경기 내용이 달라진다. 이용기 스스로 꼽은 장점이 궂은일을 하는 분위기 메이커이자 팀의 활력소이다. 강한 승부욕을 발휘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 때문에 매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다.
프로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꼭 궂은일을 해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018~2019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시 플레이오프 MVP는 이대성에게 돌아갔다. 만약 현대모비스의 심장이었던 양동근이 단신 외국선수 수비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이대성과 함께 공격에만 적극 나섰다면 어땠을까? 우승 팀을 되돌아보면 수비나 궂은일에 치중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이용기도 팀에 꼭 필요한 자원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용기의 신장은 191cm다. 앞서 언급한 가드들보다 작다. 대학 3학년까지 스몰포워드도 아닌 파워포워드로 뛸 때가 많았다. 대학에선 포워드 자원이 부족할지 몰라도 프로 무대에서 스몰포워드의 보통 신장은 195cm 내외다. 이용기의 지명순위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 농구 관계자는 “이용기는 궂은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스피드나 슛을 많이 연습하면 좋아질 거다. 궂은일만 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 프로에선 자신만의 장점을 보여줘야 하기에 연습을 더 했으면 한다”며 “4번(파워포워드)을 볼 때도 있는데 안타깝다. 외곽 플레이를 연습하고, 경험해봐야 한다. 남들은 8~10년을 그렇게 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평소 하지 않던 외곽 플레이를 하는 걸) 무섭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이용기의 외곽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스카우트도 “이용기가 포지션이 애매하다. 경희대에서 4번을 본다. 3번(스몰포워드)으로 뛸 수 있는 스텝과 스피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4번으론 신장이 작다”고 했다.
이용기도 프로 무대에선 최소한 스몰포워드로 활약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이용기는 지난 겨울 전라남도 완도에서 만났을 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이사성과 인승찬이 있으니까 밖에서 플레이를 많이 하라고 하셔서 작년 여름부터 준비했다”며 골밑보다 외곽 플레이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여러 구단 스카우트에게 지명 예상 순위를 조사할 때 이름이 나오지 않은 이용기를 언급하자 “애매하다”거나 “4학년 때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앞 선수들과 또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기량이 향상되는 걸 보여주면 달라진다”라고 할 뿐 정확하게 예상순위를 말하지 않았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이용기의 지명 예상 순위를 언급한 스카우트가 있다. 그 스카우트는 이용기를 2라운드가 아닌 1라운드 후보로 꼽았다.
이용기가 2학기 때 개막을 고려하고 있는 2020 KUSF 대학농구 U-리그에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외곽 플레이까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면 19순위보다 더 빨리 프로 무대에 입단할 수 있을 것이다.
◆ JB PICK
04순위: 연세대 박지원
05순위: 단국대 윤원상
06순위: 성균관 양준우
07순위: 상명대 곽정훈
08순위: 단국대 임현택
09순위: 단국대 김영현
10순위: 성균관 이윤기
11순위: 동국대 이광진
12순위: 고려대 박민우
13순위: 경희대 김준환
14순위: 연세대 전형준
15순위: 고려대 김형진
16순위: 상명대 이호준
17순위: 명지대 이도헌
18순위: 중앙대 이기준
19순위: 경희대 이용기
※ 프로 구단 스카우트와 1부 대학 12개 대학 감독, 농구 관계자 등 30여명의 의견을 취합해서 정리한 뒤 스카우트들이 1순위, 로터리픽(1~4순위), 1라운드와 2라운드 예상 후보로 언급한 선수들을 최대한 반영해 지명 예상 순위를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