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뛰는' 최혜진, 호흡 고르고 용평에서 타이틀 방어 나선다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최혜진(롯데)은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활기찬 샷도 여전하다.
하루 전인 21일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기아자동차 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최혜진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3위를 기록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무관중으로 경기가 펼쳐지면서 골프 팬들은 현장 대신 TV중계 혹은 스마트폰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최혜진의 뛰는 모습이 여러 차례 중계 화면에 비쳤다. 경기를 마친 최혜진은 "페이스가 조금 느려질 때 몇 번 뛰었던 것 같아요. 빨리 이동해서 잠깐 쉬고 치려고 했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코스 이동을 빨리 하려는 마음에 짧은 거리를 경쾌하게 뛰었다는 얘기였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최혜진은 마스크를 벗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최혜진은 "덥긴 더웠어요. 다른 선수들이 신경쓰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고 샷을 했는데 이보다 더 더워지면 앞으로는 플레이 때 고민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1일은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였기에 마스크를 쓴 최혜진이 느끼는 더위는 실제 기온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최혜진의 샷감은 최고조 부근을 넘나들었다. 안정된 샷이었다. 퍼트도 괜찮았지만 홀컵 앞에서 멈춘 몇 홀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혜진은 "샷은 감이 괜찮아졌습니다. 편하게 임했고, 공략한 지점에 잘 떨어진 것 같아요. 하지만 퍼트가 잘 안떨어지더라고요"라며 다시 한 번 미소를 보였다.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은 전장 6,929야드였고, 핀 위치도 어렵게 세팅됐다. 이에 대해 최혜진은 "어려운 골프장이었는데 잘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저도 실수가 있었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약간 난이도 있는 골프장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최혜진은 "코스가 짧아지면 많은 선수들이 좋은 스코어를 냅니다. 실수 하나에도 순위가 확 내려가죠. 반면 전장이 길고 어려운 골프장은 경쟁 선수들이 줄어드는 차이가 있죠"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지난 시즌 최고의 해를 보냈다. 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을 휩쓸었다. 슈퍼루키에서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020시즌 최혜진은 6개 대회에서 모두 톱10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아쉬웠던 건 타이틀방어에 나섰던 S-OIL챔피언십이다. 1라운드에서 8언더파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고, 2라운드 전반부까지 흐름을 유지했다. 후반부 9홀에서 2타만 줄여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안개와 비가 대회를 가로막았다. 결국 1라운드 성적으로 대회가 종료되면서 1위로 금메달을 받았지만 우승은 인정받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최혜진의 행보는 계속된다. 최혜진은 "이번 주는 휴식을 취합니다. 조금 쉬었다가 변화가 생긴 몇몇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할 계획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코로나 19'로 인해 시즌이 늦게 시작되면서 면밀하게 일정을 정리했다. LPGA 대회 출전 계획도 11월 이후로 미뤘다. 자가격리가 발목을 잡았다. 또한 평소 3라운드로 치러진 국내 대회가 4라운드로 늘어나기도 하면서 6월 마지막 주를 휴식 주간으로 미리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혜진은 한 주를 쉬고 오는 7월 3일부터 용평 버치힐에서 펼쳐지는 맥콜-용평리조트오픈에 참가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최혜진은 다시 한 번 타이틀방어에 나선다.
최혜진은 "용평은 우승을 두 번 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우승을 그리고 있었다.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