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날갯짓' 이민지 "올 시즌 제대로 된 모습 보일 것"
[루키=태백, 박상혁 기자] 삼성생명의 가드 이민지(173cm, G)가 완벽한 부활을 위한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지난 15일부터 삼성트레이닝센터를 벗어나 강원도 태백으로 장소를 옮겨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지훈련은 26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되며 함백산과 태백선수촌, 고원체육관, 태백종합운동장 등지에서 힐 트레이닝과 트랙 훈련, 코어 운동 등으로 삼성생명 선수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게 땀 흘리고 있는 삼성생명 선수들 가운데 이민지도 포함돼 있었다. 어찌보면 이민지에게는 이렇게 비시즌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일지 모른다.
18일 태백에서 만난 이민지는 "이제 진짜 제대로 운동하는 것 같다. 올해는 비시즌 팀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몸은 진짜 힘들지만 팀원들과 같이 운동을 하니 확실히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민지는 201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2순위로 신한은행에 지명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아버지인 이호근 분당경영고 감독의 피를 이어받아 선일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운동 능력과 농구 센스로 주목을 받았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처음에는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쳐 복귀를 하려는 찰나 이번에는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다. 또 한 번의 수술을 받았고 재활까지 맞물리면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줄 시간 자체가 업었다.
그는 "사실 농구를 하면서 수술을 두 번이나 할 줄 몰랐는데 그러다보니 2년 공백이 생각보다 컸다. 그 공백을 없애려고 지금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수술 하기 전 몸상태보다는 덜하지만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노력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작년에 처음 태백에 왔는데 그때는 부상에서 복귀하고 온 거라 몸이 덜 돼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어떤 훈련이든 작년보다는 더 나은 기록을 내자는 마음가짐으로 왔다. 트랙은 올해 처음 뛰지만 함백산 러닝은 기록을 깼다. 월, 화 두 차례 뛰었는데 두 번 모두 1등으로 들어왔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임근배 감독은 어렵사리 부상에서 회복돼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민지를 지켜보고 있다. 장신가드로서 활용 가치가 있고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그의 지도 철학 때문이다.
이민지는 "감독님이 몸싸움이나 다부진 플레이 등을 보완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저도 나름 몸을 벌크업하면서 힘을 키우는 중이고 마음가짐도 다부지게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의 지난 시즌 기록 중에 유독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3점슛 성공률이다. 무려 66.7%(6/9). 시도 자체가 많진 않지만 그런 것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수치다. 173cm의 장신으로 슈팅가드를 맡고 있는 그에게는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기록이다.
임근배 감독 역시 다가오는 시즌 팀의 슈터가 김보미 밖에 없다는 판단에 이적생 김단비의 스몰포워드 변신을 고려 중이다. 이런 때 이민지가 외곽 공격에서 한 몫을 한다면 팀 입장에서는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민지는 "작년에 슛폼을 좀 잡으면서 성공률이 좋게 나왔던 것 같다. STC에서 훈련할 때는 슈팅 밸런스를 잡아가는 과정이었는데 태백에 와서는 아직 못하고 있다. 태백 훈련이 끝나고 STC에 복귀해서는 다시금 슈팅 훈련에 집중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시즌에 저 나름대로 준비했다고는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많이 부족했다. 올해는 김익겸 코치님도 새로 오시고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훈련 때 다들 도와주셔서 저도 몸이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이전과는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팀이 원하는 수비와 궂은일 등을 하면서 출전시간도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다"라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