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고구마→후반 사이다'..전북의 찜찜한 승리 패턴[현장분석]
[전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겨도 찜찜, 속 시원히 웃지 못하는 게 전북 현대의 현실이다.
전북은 21일 오후 6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2020 하나원큐 K리그1' 8라운드에서 후반 40분 터진 한교원의 극적 결승골로 1대0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4연승째를 기록한 전북은 승점 21점으로 전날 마찬가지로 4연승을 달성한 울산 현대(승점 20점)를 내리고 선두를 탈환했다.
'결과'는 잡았지만, '내용'이 아쉬웠다.
광주의 3배에 달하는 총 21개 슛을 쏘고도 골망을 흔든 공은, 혼전 상황에서 나온 한교원의 슛 단 한 개 밖에 없었다. 한교원의 헤더, 손준호 이승기의 중거리 등은 골문을 위협하는 정도에 그쳤다.
문제는 전북의 이러한 현상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전북은 8라운드 기준 12개팀 중 슈팅수가 가장 많다. 133개로, 라이벌 울산보다 33개 더 많이 때렸다.
하지만 슛 대비 유효슛 비율은 0.43%로 울산(0.64%)보다 0.21% 떨어진다. 전북보다 슛 대비 유효슛 비율이 낮은 팀은 FC서울(0.37%), 부산 아이파크(0.35%) 등 2팀 정도다.
전북은 올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13골 중 11골을 후반에 나올 정도로 경기를 어렵게 끌고가는 '습관'도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다. 평균 선제골 시간대가 후반 10분을 넘어간다. 꽃길을 놔두고 가시밭길을 택하는 느낌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광주전 이후 "전반에 많은 찬스를 가져가지 못했다"고 부진을 인정했다.
결국은 이날도 후반 무릴로, 벨트비크, 이주용 등 교체자원을 투입해 공격 숫자를 늘리고 공격 전략을 손본 이후에야 골문이 열렸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모라이스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오히려 패장인 박진섭 감독의 표정이 더 밝았다.
결승골 주인공 한교원의 말은 전북의 현실을 대변한다.
"초반에 득점을 하지 않으려고 안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전반에는 저희나 상대나 힘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상대방을 누르지 못한다. 우린 상대가 지쳤을 타이밍에 힘으로 누를 집중력을 지녔다."
결국은 '전술'보단 '체력'과 '집중력'이 다른 팀들과의 차이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은 이런 방식으로 부산, 포항을 잡았다. '전반에 선제골을 넣은 뒤 실점 없이 경기를 승리로 마친' 경기는 올시즌 단 한 경기도 없다.
모라이스 감독은 현재 루머가 나도는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확정되기 전까진 현재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둬야 한다. 우승 라이벌 울산 원정경기까지 꼭 일주일 남았다. 인천, 광주전과 같은 '고구마 공격력'으론 유일하게 평균득점 2점이 넘어가는 울산을 상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