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주도하는 고희진 감독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
[BO]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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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10:30
[더스파이크=용인/김예솔 기자] 삼성화재 배구단에 변화의 깃발이 올라간 지 두 달이 됐다. 고희진 감독은 감독 부임 이후 팀 문화부터 훈련 방식까지 모두 바꿔보자며 깃발을 흔들었다.
'전통의 배구명가' 삼성화재는 최근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에 구단은 2003년 삼성화재 입단 후 팀을 지킨 고희진 코치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영광의 시대를 알고 보낸 젊은 감독에게 팀 재건의 임무를 부여한 것이다.
15일 용인 삼성 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고희진 감독으로부터 감독으로 보내는 첫 비시즌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여전히 매일 오전 6시 체육관으로 출근한다고 밝힌 고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시즌 준비 기간이 길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감독이 돼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 분명 월요일이었는데 어느새 주말이 된 느낌이다"라며 시간의 빠름을 실감했다.
고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줄곧 '변화'를 강조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호칭도 영어 이름으로 바꾸었고 대화 시간도 늘렸다. 휴게실 개선과 두 면으로 늘어난 훈련 코트도 변화 일부였다. 선수들도 이런 변화에 조금씩 적응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고 감독은 여러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고 감독은 "요즘엔 종일 머리가 복잡하다. 내 작은 실수 하나로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수시로 생각을 정리한다"라고 부임 후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고 감독이 신경 쓴 또 한 가지는 분위기였다. 삼성화재는 그간 다소 경직된 팀 분위기를 가진 팀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 감독은 "그런 시선은 마음이 아프다. 내가 선수 시절에는 가고 싶은 구단으로 대부분 삼성화재를 꼽았다"라고 돌아보며 "요즘에는 힘든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선수들이 '저 팀에 가면 행복하다'라고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고 감독이 강조하는 건 소통이다. 고 감독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라는 소통의 사전적 의미를 언급하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선수들에게 주입식으로 뭔가를 가르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다. 배구는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하는 운동이다. 선수들이 직접 느끼고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사소한 부분까지 대화를 나눠야 한다. 상호 대화가 핵심이다.“
훈련상으로는 연습경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선수단을 파악 중이다. 삼성화재는 대학팀, 프로팀과 주 2~3회 연습경기를 진행 중이다. 고 감독은 "선수 능력을 파악하는 데 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전으로 깨닫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라며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깨워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고 감독은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확실한 건 삼성화재는 달라질 거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바뀌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재미와 행복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젊은 선수들이 재미있게 경기한다면 팬분들도 저절로 좋아해 주시리라 믿는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