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국가대표 선수, 금지약물 복용…2년 자격 정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역도 국가대표 선수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27일 역도 선수 2명의 징계 수위를 확정해 발표했다.
A와 B 모두 샘플에서 7-케토-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7-keto-DHEA)과 아미스트레인 성분이 검출됐고,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징계 기간은 2019년 11월 19일부터 2021년 11월 18일이다.
7-keto-DHEA는 체중 감소와 근력 강화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금지약물이다. 아미스트레인은 남성 호르몬 수치를 높일 수 있다.
A모 선수는 한국 역도 국가대표로, 지난해 10월 제100회 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기량으로는 2021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출전도 가능했지만,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아 올림픽행이 무산됐다.
B모 선수도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국내대회에서 자주 입상했다.
한국 역도는 국제역도연맹(IWF)으로부터 '금지약물 청정국'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18년 클렌부테롤 성분이 검출돼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선수가 나왔고, 2019년에도 그해 3월 전국실업역도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한 선수 한 명이 이뇨제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클로로티아지드 복용 혐의로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올해에는 2명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선수 자격이 정지됐다.
한국 역도 선수가 3년 연속 도핑방지 규정 위반으로 처벌받은 건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세계 역도는 금지 약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러시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몰도바, 카자흐스탄, 터키, 우크라이나, 이집트 등 여러 국가가 IWF로부터 약물 문제로 '국제역도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세계 역도가 '약물 스캔들'에 휘말릴 때도 한국은 '약물 청정국'의 지위를 유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역도 남자 94㎏급에서 당시 8위를 한 김민재가 7년 만에 은메달리스트로 공인된 사건도, 한국 역도의 자존심을 높였다.
런던올림픽에서 김민재보다 앞선 기록을 낸 선수 6명의 샘플 재검사를 거쳐 금지약물 성분이 나왔고, 김민재는 2019년 전국체전 기간에 올림픽 은메달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 역도에서 지속해서 도핑방지 규정 위반 선수가 나오면 위상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