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승부사 조던은 1980년대부터…"더 샷 제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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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1988-89시즌.
시카고 불스는 정규 시즌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6전 전패했다. 전혀 힘을 못썼다. 경기당 평균 점수 차가 -12.3에 달했다.

클리블랜드는 신흥 강호였다. 팀 성적과 경기 내용, 관중 동원력 성장세가 두루 가파른 샛별이었다.

1986년 부임한 레니 윌킨스 감독 몫이 컸다. 윌킨스 지휘 아래 클리블랜드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31승→42승→57승). 부임 3시즌 만에 클리블랜드를 +50승 구단으로 탈바꿈시켰다.

멤버가 탄탄했다. 정통 포인트가드 마크 프라이스와 데뷔 시즌부터 평균 22.9점을 수확한 스코어러 론 하퍼, 올스타 빅맨 듀오 브래드 도허티와 래리 낸스, 수비 스페셜리스트 크래익 일로가 주축을 이뤘다.

조던 원맨 팀 이미지가 강했던 시카고로선 만만찮은 적이었다.

조던 개인으로서도 배드 보이즈를 마주하기 전 반드시 지르밟고 가야 할 협곡이었다.

1989년 봄. 많은 전문가는 클리블랜드 손을 들어줬다.

시카고의 플레이오프(PO) 조기 탈락을 예상했다. PO 1라운드 상대가 클리블랜드였다.

하나 시리즈는 의외로 팽팽했다. 두 팀은 첫 4경기서 2승씩 나눠가졌다. 그리고 운명의 5차전.

1989년 5월 7일. 조던은 클리블랜드 홈인 콜리세움 앳 리치필드에서 열린 시리즈 최종전에서 펄펄 날았다. 야투 32개 가운데 17개를 꽂았다. 44점을 퍼부었다. 팀 101-100 신승을 이끌었다.

조던은 일로와 하퍼, 마이크 샌더스 맨투맨을 기어이 뚫어 냈다. 도허티와 낸스, 존 윌리엄스 등 공수겸장 양질의 클리블랜드 빅맨진을 정체 탄로난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엔딩이 드라마였다. 99-100으로 근소하게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인바운드 패스를 건네받은 조던은 상대 코트 톱에 빠르게 진입했다.

여지없었다. 시리즈 내내 자신을 전담한 일로가 곧장 따라붙었다.

슈팅 핸드 반대쪽으로 두 번 드리블한 조던은 그대로 솟구쳤다.

첫 드리블이 조금 높았다. 이 탓에 안정적인 슛 릴리스가 어려웠다. 조던은 균형이 살짝 흐트러진 상태에서 점프를 강행했고, 버저비터를 노렸다.

찰나의 순간. 조던은 기지를 발휘했다. 뛰어오른 상태에서 두 발을 넓게 벌리며 밸런스를 잡았다.

공을 손에서 놓은 순간에는 이미 오픈에 가까운 시야를 확보했다. 눈부신 체공력과 경기 체력, 신체 밸런스로 확률 높은 기회를 손수 창출해 냈다.

슛은 림을 깨끗이 통과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시카고의 PO 업셋이 영화처럼 완성됐다.

스코티 피펜과 빌 카트라이트, 호레이스 그랜트, 크래익 호지스가 조던을 얼싸안았다. 1년 내내 제리 크라우스 단장과 다퉜던 더그 콜린스 감독도 코트로 뛰쳐나와 선수단과 뒤엉켰다.

조던은 1998년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에서 이른바 '더 샷'을 터뜨리며 커리어 피날레를 장식했다. 클리블랜드를 무너뜨린 이 슛은 프리퀄이었다. 9년 뒤 역사적인 슛을 날리기 전 예고편에 가까웠다.

조던은 승부사로서 역량을 일찍부터 증명했다. 유타 재즈가 클리블랜드로, 브라이언 러셀이 일로로 배우만 살짝 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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