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치씽코 봉쇄, 올해도 포항이 의지하는 베테랑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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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은 플레이스타일 그리고 포지션 특성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치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수비진에 이 선수가 자리에 없으면 그 공백은 크게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결코 존재감이 가벼운 선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 점을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한 홈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0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부산전에서 2-0으로 완승했다. 포항은 외인 공격수인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의 연속골에 힘입어 부산을 제압하고 시즌 첫 경기에서 손쉽게 승점 3점을 따냈다.

전력상 포항이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은 매치업이긴 했다. 포항은 김기동 감독 부임 후, 좀 더 정확히 하자면 전술이 본궤도에 올랐던 지난해 후반기 이후 상당히 강력하고 짜임새 있는 축구를 보이고 있었다. 선수 영입의 폭이 다른 팀에 비해 크진 않아도, 애당초 완성도가 높은 팀이기에 팬들로부터 기대감을 가지기끔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부산이 꽤 저항할 것이라는 예측도 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부산의 선발 라인업은 승격을 이룬 지난해 멤버에서 많은 변화를 보였다. 공수할 것 없이 큰 폭의 물갈이가 이뤄졌다. 요컨대 K리그1에서 성과를 낼 만한 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전력 상승에 공을 들였다는 의지를 포지션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바로 빈치씽코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이었다. 안산 그리너스 소속으로 K리그2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인 바 있는 빈치씽코의 피지컬과 득점력은 포항으로서는 부담이었다. 당연히 승부를 앞둔 포항의 주요 수비 전술 역시 빈치씽코 봉쇄, 혹은 볼보듯 뻔하게 예상되는 빈치씽코를 상대로 한 공중볼 다툼 이후 벌여야 할 세컨드 볼 싸움이었다. 김 감독 역시 승리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 점을 무척이나 강조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벽에 가까운 방어를 펼쳤다.

수비진을 주도한 김광석의 노련한 수비 덕분이다. 김광석은 자신보다 10㎝나 더 큰 빈치씽코와 공중볼 다툼에서 거의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세컨드 볼 싸움에서도 앞서는 모습을 보였고, 수비 파트너인 하창래와 번갈아 빈치씽코를 상대하고 세컨드 볼 다툼에 관여하는 다소 까다로운 임무 역시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이렇다 보니 골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골문 앞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빈틈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부산의 공격은 박스 외곽 혹은 이동준 등이 활약하는 측면 배후에서 주로 이뤄졌다. 포항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던 이유다. 심지어 김광석은 세트 피스에서도 공격에 가담해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득점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포항의 첫 슛이었고, 이 상황 이후 흐름이 포항으로 넘어왔다.

노련한 리더의 존재는 어느 팀이든 귀중하고 값지다. 단단한 뒷마당을 구축하게끔 하는 수비진의 리더는 승점과 직결되는 상황이기에 특히 중요하다. 그 쉽지 않은 임무를 김광석이 잘해냈다. 만 37세 백전노장 김광석에게 포항이 의지하는 바가 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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