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가 없다’ 6G만에 드러난 한화 ‘아킬레스건’
6경기 만에 한화 이글스의 치명적인 약점이 나타났다. 이기고 있어도 지키지 못하는 허약한 불펜이다.
한화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6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잔 한화의 시즌 성적은 2승4패가 됐다.
또 다시 불펜이 무너진 게 패배의 큰 원인이 되고 말았다. 이날 한화는 외국인 에이스 워윅 서폴드가 선발로 등판했고, 6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비자책)으로 키움 타선을 막으며 한화의 3-1 리드를 이끌었다. 5회 실점도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7회에 올라온 서폴드는 선두타자 이지영에 3루타, 대타 이태근에 적시타를 맞고 1점 차로 쫓기기 시작했다. 공은 4개만 더 던졌을 뿐이었다. 결국 무사 1루에서 마운드를 안영명에게 넘겼다.
이후 불펜의 붕괴가 시작됐다. 안영명은 김혜성과 박준태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3-3, 동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1, 3루 위기에서 세 번째 투수로 나선 박상원은 서건창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역전 당했다. 김하성을 볼넷, 박병호에게 고의 4루를 내줘 몰린 2사 만루에서는 임병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으며 3-6으로 끌려갔다.
전날에는 선발 김이환이 5회까지 3-1 리드를 지켰지만, 6회에 올라온 신정락, 김범수, 이태양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실점하면 역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김범수와 이태양은 10일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부상 때문에 아직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지만, 한화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2.76으로 10개 구단 선발 평균자책점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불펜은 10개 구단 중 5번째로 높은 6.75다.
한화는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우람까지 연결시키는 과정이 힘들다. 2승 중 첫승을 따낸 지난 5일 인천 SK와이번스전은 서폴드의 완봉승이었고, 7일 SK전 승리도 불펜이 위기를 자초했지만, 정우람이 8회 2사부터 올라와서 무실점으로 급한 불을 껐다. 이후 경기 중반까지 이기고 있지만, 정우람까지 연결이 안되고 있다. 불펜 요원 중 1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마무리 정우람을 빼고 실점이 없는 투수는 좌완 이현호와 우완 김진영이다. 다만 이현호는 ⅔이닝을 소화했을 뿐이고, 김진영이 그나마 3경기 2⅓이닝 무실점이다. 나머지 불펜 요원들은 꾸준하게 실점이 있다.
한용덕 한화 감독도 10일 키움전을 “김이환도 기대 이상이고, 선발투수들은 지금까지 잘 해주고 있다”면서 “불펜에서 필승조만 완성되면 야구다운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한화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정도면 불펜이 아킬레스건이다. 확실한 필승조 구축이 2020시즌 초반 숙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