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60억' 임찬규 FA 계약, 금액 보다 계약기간이 포인트다...2+2년, 4년, 4+2년, 옵트아웃
[OSEN=한용섭 기자] FA 시장이 12월 들어 잠잠하다. 11월말 1호~5호 계약이 줄줄이 이어진 후 열흘 넘게 추가 계약 소식은 없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팀내 FA 함덕주, 임찬규, 김민성을 모두 붙잡는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한 명도 계약 발표는 없다. 차명석 단장은 최근 한 시상식에서 FA 투수 임찬규(31)와 FA 협상을 두고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지난 8일 열린 일구상 시상식에서 차명석 단장은 LG 구단을 대표해 프런트상을 수상했고, 임찬규는 최고 투수상을 받았다. 차명석 단장은 임찬규를 향해 “120만 관중을 모으는 것도 상당히 어렵고, 29년 만에 우승도 어려웠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건 임찬규 선수와의 FA 계약이다. 이제 갑과 을의 입장이 바뀌었다. 오신 김에 도장을 찍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냥 가지 마시고 사인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위트로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차명석 단장은 임찬규가 최고 투수상을 수상하자, 꽃다발을 전달하면서 '사인하자'는 손짓을 하면서 유쾌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임찬규는 “도장을 집에 놔두고 와서 계약할 수가 없다”고 농담으로 받아쳤다.
차명석 단장이 11월말에 그룹 보고 업무를 준비하고 처리하느라 FA 협상이 늦어졌다. 또 임찬규의 에이전트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는 12월초에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포스팅과 관련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하느라 미국을 다녀오면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양 측이 만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40억, 60억 루머들이 근거없이 떠돌기도 했다. LG와 임찬규측의 FA 협상은 계약 기간과 계약 조건이 협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찬규는 올해 30경기(26선발)에 등판해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 3위(14승), 승률 2위(.824)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그런데 임찬규는 2021년 17경기 1승 8패 평균자책점 3.87에 그쳤고, 2022년에는 23경기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그래서 지난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포기하고, FA 재수를 선택했다.
올해 뛰어난 성적이 일시적인 반짝 활약일 수도 있고, 올해 피칭 스타일에 새롭게 눈을 떴다고 볼 수도 있다. 이예랑 대표는 FA 협상에서 4년 계약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계약을 성사시켜왔다.
4년 전, 2020시즌을 앞두고 안치홍을 롯데와 옵트 아웃이 포함된 2+2년 계약을 이끌었다. 롯데는 2년 최대 26억 원(보장액 20억 원, 옵션 5억 원, 바이아웃 1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안치홍은 옵트 아웃 권리를 갖고, 롯데는 2년 후 재계약 또는 바이아웃 조항을 가졌다. 2년을 뛰고 +2년 최대 31억원 계약으로 실질적으로 2+2년 최대 56억원 계약이었다.
안치홍은 옵트 아웃을 행사하지 않았고, 롯데에서 4년을 뛰었다. 올해 다시 FA가 된 안치홍은 롯데를 떠나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 계약 역시 에이전트가 이예랑 대표였다.
이예랑 대표는 FA 선수들의 큰 손이다. 양석환과 두산의 4+2년 최대 78억원 계약도 성사시켰다. FA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삼성과 4년 58억원 계약을 했는데, 에이전트가 이예랑 대표였다.
임찬규는 내년 32세, 4년 계약 보다는 더 안정적인 장기 계약을 원할 수도 있다. 임찬규가 올해처럼 뛰어난 성적에 자신이 있다면, 향후 FA 선발 투수들의 수요를 고려해 옵트 아웃 조항을 요구할 수도 있다. 1~2년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시장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수도 있다.
# FA 계약 (12월 10일 현재)
■ 전준우= 4년 최대 47억원/ 롯데 잔류
■ 안치홍= 4+2년 최대 72억원/ 롯데→한화 이적(보상금 200%)
■ 고종욱= 2년 최대 5억원/ KIA 잔류
■ 김재윤= 4년 최대 58억원/ KT→삼성 이적(보상선수 문용익, 보상금 100%)
■ 양석환= 4+2년 최대 78억원/ 두산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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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