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에 보직 불분명? 방황하는 롯데 불펜

보스코어 0 3625 0


 

[OSEN=조형래 기자] 확실한 보직을 못 박기 힘들다. 그리고 경기에 출석 도장을 찍는 얼굴들이 거의 같다. 개막 이후 비상 상황으로 인한 총력전으로 롯데 불펜은 방황하고 있다.

롯데는 현재 투수진 엔트리를 총 12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선발진 5명을 제외한다면 총 7명의 투수들이 남고 이들은 불펜 투수로 활용된다. 통상 12~13명으로 구성되는 투수진 엔트리이기 때문에 롯데도 다른 구단들과 특이점이 없는 투수진 엔트리를 구성하고 있다.

불펜 투수들에게도 보직이 나뉜다. 접전 상황과 경기를 매조지 짓기 위해 나설 수 있는 마무리 투수를 비롯한 필승조, 3~4점 차 정도의 리드 상황 혹은 필승조보다 앞서 접전이거나 추격의 사정권 내에 있을 때 등판하는 승리조, 그리고 큰 점수 차이로 이기고 있거나 지고 있을 때, 경기 초반 등장하는 추격조 혹은 롱릴리프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지난해 롯데는 확실한 필승조와 승리조, 그리고 추격조로 보직을 확정지은 후반기 불펜의 힘을 동력으로 대약진을 이끈 바 있다. 그러나 반년도 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롯데 불펜진 보직은 확실하게 구분 짓기 힘들다.

일단 마무리 손승락과 필승조 박진형의 보직은 지난해와 같다. 이들은 7~8회 접전 상황, 그리고 마무리 상황에 투입된다. 그러나 그 외의 투수들의 보직은 물음표다. 이기든 지든 모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셈이다. 현재 롯데가 1승8패의 부진에 휩싸인 상황이기에 승리를 위한 총동원령을 내리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는 있지만 해당 상황들을 일일이 대입할 경우 보직에 맞는 투입이었다고 정의를 내릴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 롯데는 선발 김원중이 2이닝 7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이후 장시환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강판 당시에는 2-6의 상황이었기에 추가 실점을 막으려는 벤치의 의지가 반영됐을 수 있다. 그러나 장시환은 승리조로 분류된 선수다. 4점의 점수 차로 뒤지고 있고 경기 초반이었다면 추격조가 등판했어야 하는 상황이다.

장시환은 지난달 31일 사직 NC전에서는 4-3으로 앞서던 6회초에 올라왔다. 분명 승리조의 등판 타이밍이었다. 비록 장시환이 스크럭스에 홈런을 맞고 강판됐지만 장시환이 승리조였다면 등장했어야 하는 상황이 맞았다. 또한 이보다 사흘 전인 28일 잠실 두산전 4-3으로 앞선 6회에 올라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경기는 이후 역전됐지만 3점 이내의 앞선 상황이었기에 홀드가 기록됐다. 첫 등판이었던 24일 문학 SK전 역시 4-5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충분히 추격 사정권이었다, 이 때 역시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또한 승리조에서의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맡아야 하는 이명우 역시 지난 3일 경기에서는 1⅔이닝을 소화했다. 이전까지는 아웃카운트 최대 2개가 그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무려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내야 했고 7타자를 상대했다.

배장호도 승리조와 추격조를 오가는 역할이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11-17로 패색이 짙은 8회에 올라와 1이닝을 상대했다. 지난달 31일 사직 NC전 역시 5-10으로 뒤진 9회 마무리 손승락의 난조를 진화하기 위해 급히 오른 바 있다. 배장호는 지난해 역시 마당쇠 역할을 한 바 있다. 



진명호도 배장호와 마찬가지의 상황. 진명호도 승리조와 추격조를 오가면서 대부분의 경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이명우와 배장호, 진명호는 모두 6경기 씩 등판했다. 팀은 1승8패이지만 접전 상황 혹은 큰 점수 차의 상황 모두 등판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4경기에 나선 구승민도 승리조로 분류되지만 현재 확실한 보직이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사실 앞서 언급했듯이 팀은 개막 이후 매 경기가 비상상황이다. 불펜진의 총력전으로 승리를 따내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기도 하다. 결국 팀의 현재 상황이 불펜진의 불분명한 보직, 그리고 대부분의 경기에 봤던 투수들이 다시 등장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팀이 험난해지자 불펜진의 보직도 방황하고 표류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재 1군에 있는 투수들 외에도 다른 투수 자원들도 대기를 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진의 가용 자원이 많아졌다는 현장의 자체 평가도 있었다. 조무근, 노경은, 오현택 등이 있다. 이들을 적절한 시기에 콜업해 가용 자원을 늘리며 보직을 어느 정도 구분 짓는 것도 필요하다.

불펜 투수들도 보직을 갖고 자신이 어느 시점에 어떤 타이밍에 나올지를 알아야 그에 맞는 루틴을 갖고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롯데 불펜은 이런 준비를 갖추기가 힘들만큼 열악하고 불펜진 전체가 방황하고 있다.
 

0 댓글
Hot
[ 스포츠뉴스 ]

SF, 마무리 멜란슨마저 이탈 위기

2018.03.28
Hot
[ 스포츠뉴스 ]

[KBL PO] 양희종 꽉 끌어안은 …

2018.04.02
Hot
[ 스포츠뉴스 ]

KIA 정성훈마저 ‘탈LG 효과’ 발…

2018.03.30
Hot
[ 스포츠뉴스 ]

'스페인에 1대6 참패' 관중석서 낙…

2018.03.28
Hot
[ 스포츠뉴스 ]

'2선발 아끼다 2연패' LG-롯데,…

2018.03.27
Hot
[ 스포츠뉴스 ]

팔카오 "VAR, 축구 죽일…

2018.04.02
Hot
[ 스포츠뉴스 ]

英 매체 "손흥민 주급, 토…

2019.02.20
Hot
[ 스포츠뉴스 ]

[투데이 PO] 이대로 SK 챔프전 …

2018.04.02
Hot
[ 스포츠뉴스 ]

中언론, "중국리그 정복한 …

201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