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PICK] 1순위 연세대 한승희,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빅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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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2020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 참가 예정인 선수는 고려대 3학년 이우석을 포함해 34명이다. 드래프트가 다가오면 이 인원은 40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확실하게 드래프트에 나서는 이들 중에서 어떤 선수가 어떤 기량을 갖추고 프로 무대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지 지명 예상 순위로 살펴보고자 한다. 지명 순위는 4학년 활약 여부에 따라서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 1순위 지명을 예상하는 선수는 연세대 빅맨 한승희다.

연세대 한승희(197cm, F/C)
대학농구리그 한 경기 최다 기록
득점: 23점 / 리바운드: 18개 / 어시스트: 5개
스틸: 4개 / 블록: 2개 / 3점슛: 2개





우선 지명 예상 순위를 어떻게 정했는지 밝힌다. 1순위 지명 예상 순위는 대학 감독 12명과 스카우트, 대학 코치나 해설위원 등 15명에게 의견을 구했다. 대학 감독 1명이 답을 하지 않아 26명이 1순위 투표를 했다. 로터리픽과 1라운드, 2라운드 지명 예상 순위는 대학 감독을 제외한 스카우트와 대학 코치, 해설위원 15명만의 의견을 반영했다.

순위 산정에 반영한 건 아니지만, 현재 대학 4학년과 가장 많이 코트에서 맞붙었다고 볼 수 있는 지난해 드래프트 참가 선수들의 의견도 참고했다.

예상 순위는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이들의 득표수만으로 산정했다. 다만, 이윤기(성균관대)와 이광진(동국대), 이도헌(명지대)과 이기준(중앙대)처럼 동률일 경우 우열을 가리기 위해 주관이 들어갔다.

로터리픽 순위는 전체 득표수보다는 스카우트 의견을 더 우선했다. 사실 전체 득표수만 따지면 대학 감독의 절대 지지를 받은 박진철이 1순위다. 그렇지만, 박진철은 스카우트에겐 1표만 얻었다. 더구나 한승희, 이우석, 박지원과 달리 로터리픽 후보로 꼽지 않은 스카우트도 있었다. 이 때문에 박진철을 1순위가 아닌 3순위로 내렸다.

한승희와 이우석은 똑같은 1순위 예상 5표를 얻었다. 스카우트 득표만 따지면 한승희가 이우석보다 1표 더 많았다. 이우석은 대학 감독에게도 1표를 받았다. 한승희를 1순위, 이우석을 2순위로 정한 이유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파워와 외곽슛 능력이 장점이다. 스트레치4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외곽슛 능력을 더 키우고 있고, 슛 타점도 조금 더 위로 올리려고 한다. 프로 구단과 연습경기를 하면 한승희를 좋게 평가하는 팀이 있다”며 “당장 기량을 냉정하게 놓고 보면 승희는 1순위 자질이 있는 선수이고, 또 원하는 팀들이 있다. 활용가치를 봤을 때 외곽슛을 쏘면서도 외국선수 수비까지 해야 하니까 (한승희의) 힘을 좋게 보는 듯 하다”고 한승희의 장점을 설명했다.

A대학 감독은 “한승희는 스몰포워드라고 하기도, 파워포워드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지난해 슛이 좋아져서 평가가 좋을 수 있다. 막상 프로에서 기용하려고 한다면 서민수나 정희재(이상 LG) 정도다. 실제 신장이 195cm 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인다. 그럼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다른 뽑을 선수가 없다고 해도 (한승희가) 1순위라고 하기에는 그렇다. 기량은 괜찮지만, 프로에서 기용하기에는 애매할 수 있다”고 대학과 달리 프로 무대에서 활용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농구 관계자 역시 “파이팅이 있고, 슈팅 능력도 갖췄고, 리바운드도 좋다. 그런데 애매하다. 프로에 갔을 때 3번(스몰포워드)으론 느리고, 4번(파워포워드)으론 키가 작다. 골밑에서 리바운드나 활력을 넣은 분위기 메이커가 될 수 있지만, ‘뭐가 좋아’라고 했을 때 확실한 건 없다”며 “조금씩 잘 한다. 물론 최준용도 대학 때 특기가 없었다. 리딩도, 수비도, 리바운드도, 슛도 그랬다. 노력해서 KBL 최상위권 선수가 되었다. 한승희도 노력하면 좋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C농구 관계자는 “1순위도 가능한 후보라고 들었다. 연가초 시절부터 한승희를 지켜봤다.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고, 성실하고, 우직했다. 지금도 그렇게 농구를 한다. 어릴 때 봤던 모습이 남아 있다. 성실한 게 꾸준하다”며 “어릴 때부터 빅맨이었다. 시키는 건 잘 했던 선수다. 튀지 않으면서 코치의 말씀을 잘 따른 선수였다”고 한승희의 성실성을 높이 샀다.

한승희가 1순위에 뽑히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어릴 때부터 유지하고 있는 성실함을 계속 이어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분명 높다.



두 선수와 맞대결을 펼친 D선수는 “현재 기량은 한승희가 (박진철보다) 낫다. 잘 뛰어 다니고, 피딩이 좋고, 농구도 오래 해서 경기흐름을 읽을 수 있다”며 “프로에서 키우려고 한다면 박진철이 더 좋다. 신체조건이 좋은 박진철은 성공한다면 대박일 거다”고 한승희와 박진철을 비교했다. E선수는 “프로에서 주눅들지 않고 해야 본 실력이 나온다. 주눅들지 않는 선수가 잘 할 거다”며 “한승희를 잘 아는데 대담하고, 눈치 안 보고 경기를 했다”고 한승희가 프로에서도 가진 역량 보여줄 선수로 평가했다.

F스카우트는 “1순위는 한승희와 박진철의 싸움인데 승희가 좀 더 낫다고 본다. 승희는 파이팅이 있고, 슛이 있다. 이승현(오리온)과 비슷한 타입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예전 이현호 선수처럼 할 수 있다”며 “3학년까지 평가하면 리바운드를 잡은 뒤 치고 나갈 수 있는 승희를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한승희를 1순위 후보로 꼽은 이유를 들려줬다.

G스카우트는 “한승희는 이것저것 하고 포스트업과 슈팅 능력이 늘었다.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뭔가 하나 특화된 장기가 있어야 한다. 전투력이 최대 장점”이라며 “슛이 쏘면 들어간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부상 우려도 있다. 한 시즌도 부상을 안 당하고 넘어간 시즌이 없다. 운 없이 부상을 당했더라고 해도 말이다”라고 한승희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했다.

다른 스카우트들도 슈팅 능력이 있는 한승희를 박진철보다 높이 평가하며 1순위 후보로 올려놨다.



현재 어느 구단이 1순위를 가져갈지 모른다. 실제 드래프트에선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에 따라 충분히 예상 순위는 달라질 것이다.

지난해 10위 고양 오리온은 포워드보다 센터가 필요하다. 한승희보다 박진철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박정현을 선발한 창원 LG는 유병훈이 떠난 자리를 고려해 한승희나 박진철보다 박지원이나 이우석 선발을 더 우선할 듯 하다. 이종현과 장재석, 함지훈이 버티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박진철에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천기범의 입대 공백과 김준일의 백업이 필요한 서울 삼성은 어느 쪽 보강을 더 우선순위에 두느냐에 따라서 다른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학 4학년 중에선 확실한 1순위 후보가 없다. 이 때문에 각 구단의 지명 순위에 따라 1순위도 달라질 가능성이 더더욱 높다. 만약 양홍석이 일찌감치 프로에 진출하지 않고 대학 졸업을 선택했다면 양홍석(KT)이 이번 드래프트 유력한 1순위 후보일 것이다. 김진영(삼성)도 최소한 로터리픽 후보로 거론되었을 듯 하다.

1순위뿐만 아니다. 대학 4학년 때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 또한 프로 팀과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얼마나 잘 보여줬느냐에 따라서 지금의 예상 순위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예상 순위가 높다고 자만하는 순간 실제 지명 순위는 떨어진다. 이 순위에 포함되지 않아 더욱 노력한다면 분명 좋을 결과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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