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행 택한 국대 GK 구성윤 "일본 생활에 지쳐…대구는 가슴뛰게 하는 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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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국가대표 GK 구성윤(26)이 대구 유니폼을 입었다. 재현고 졸업 직후 일본 J리그 무대에 도전했던 그는 대구를 통해 K리그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구성윤은 지난 2월 말 J리그 개막전 이후 코로나 사태로 인해 팀 훈련을 3개월 정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2일부터 대구 훈련에 합류한 그는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구성윤은 “오랜만에 훈련을 했더니 이제야 내가 축구선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미소지었다. 그는 스포츠서울과의 통화를 통해 대구를 선택한 이유, 전 소속팀인 콘사도레 삿포로에 대한 고마움을 솔직하게 전했다.



◇왜 대구였나
구성윤은 코로나 사태 이후 답답했던 일본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 4월 말 한국으로 건너왔다. K리그행을 추진했던 그는 복수클럽의 영입 관심을 받았다. 최근 국가대표팀에 꾸준하게 부름을 받고 있기 때문에 GK 자원이 부족한 K리그에서는 영입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그의 선택은 대구였다. 구성윤이 대구행을 결정한 것은 구단의 적극적인 구애 때문이다. 그는 “J리그 개막전 이후 코로나가 심해져 외출이 자제되고, 훈련장도 폐쇄가 됐다. 반 강제 격리 수준으로 일본에서 생활했다. 그런 생활이 장기화되다보니 너무 지쳤다. 리그 재개가 오래 걸릴 것이라는 판단에 새로운 팀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대구가 지난시즌 끝나고도 연락을 줬다, 하지만 그때는 삿포로와 재계약을 한 상황이었다. 내가 한국으로 들어가는 걸 알고 대구에서 이번에도 먼저 연락을 주셨다. 적극적인 구애를 해주셔서 마음이 안 갈 수 없었다. 지난해 연락주셨던 기억이 있어서 정말 날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고마워요! 콘사도레 삿포로

구성윤은 2013년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 입단했지만 2년간 프로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18명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는 것이 힘들 정도로 백업자원으로 밀렸다. 축구화를 벗을까 고민까지 했던 그는 2015년 1월 콘사도레 삿포로 이적과 함께 축구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만났다. 구성윤은 “세레소 오사카에 있을 때 부상도 많았고, 4번째 골키퍼였다. 삿포로는 프로 데뷔도 못했던 날 믿고 영입해 준 팀이다. 이적할 때 여기서 1년해보고 안되면 축구를 그만 두겠다는 생각으로 갔다”면서 “첫 동계훈련에서 잘 봐주셔서 개막전 출전 기회를 잡았고, 그때부터 나를 믿고 쭉 기용해주셨다. 삿포로에서 뛰면서 올림픽도 나가고, 성인 대표팀도 갔다. 내겐 정말 감사한 팀이다”라고 고마워했다. 자신의 축구 인생을 바꿔놓은 팀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일본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 구성윤은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이었지만 해지 요청을 했을 때 구단에서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팀도 나의 고충에 대해 잘 이해해줬다. 삿포로에서 6년차였는데 그간 헌신한 부분을 인정해줬다”고 밝혔다.

◇기대되요! 대구FC
구성윤은 연령대 대표팀과 올림픽 출전 등 태극전사로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J리그에서도 167경기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K리그에서는 신인이다. 그는 대구의 젊은 팀 컬러와 지난시즌 개장과 함께 K리그 흥행을 주도했던 DGB대구은행파크에 대한 첫 인상이 깊게 남은 듯 했다. 구성윤은 밖에서 지켜본 대구에 대해 “젊은 분위기가 나는 팀이었다. 대구 시민들이 많이 찾아주시고 뜨거운 열기가 있는 팀이다. 가슴을 뛰게 하는 팀이다. 선수라면 뛰어보고 싶은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합류 이후 활기찬 팀 분위기가 강렬한 첫 인상으로 남았다. 구성윤은 “고등학교 이후 대표팀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팀 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사실 좀 무거운 분위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젊은 선수, 베테랑 등 밸런스도 좋고 활기찬 분위기였다. 나 또한 활기차게 팀 생활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성윤은 대구와 계약 직전 올림픽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주장 홍정운에게 먼저 연락을 해 의기투합을 다짐했다. 하지만 홍정운이 최근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해야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구성윤은 “정운이와는 올림픽대표때 룸메이트도 지낸 사이다. 내가 합류하기 전날 정운이가 무릎 부상을 당해서 안타까웠다. 올시즌 함께 발 맞춰 가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정운이 몫까지 열심히 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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