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한화엔 젊은피가 필요해" 최원호X정민철, 리빌딩 시작됐다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72년생 정민철과 73년생 최원호. 40대 단장과 감독 대행(이하 대행)이 만났다. 사령탑과 수석코치가 모두 퓨처스 출신이다. 최원호 대행이 이끌어갈 한화의 방향성이 드러난다.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순혈'이다. 선수단에도 북일고 공주고 등 지역 출신 인재들이 많고, 상당수의 코칭스태프는 한화에서 활약했던 선수 출신들이다.
특히 지난 겨울 정민철 단장이 합류하면서 '이글스 레전드' 분위기가 극대화됐다. 영구결번 3인방(장종훈 송진우 정민철)이 모두 모인데다, 한용덕 전 감독도 15년간 한화 밥만 먹었던 원클럽맨 레전드다.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바뀌었다. 최원호 대행은 선수 시절 현대 유니콘스와 LG 트윈스에서만 뛰었다. 정민태 코치처럼 오랫동안 코치로 한화 밥을 먹은 경우와도 다르다. 최원호 대행의 한화 합류는 지난 겨울이었다. 본격적인 '한화인'으로 활동한 것은 올시즌 뿐이다.
감독 정식 사임을 앞둔 7일, 한용덕 전 감독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꺼냈다. '2군에서 올라온 김해님 정경배 코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우린 내년 내후년 계속 해야되는 팀이다. 2군 선수들을 잘 아는 코치들이니까, 팀의 미래를 보고 변화를 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 이미 사임을 확정지은 심경이 드러난다.
김해님 코치는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갔지만, 정경배 코치는 1군에 남았다. '수석코치'라는 직함도 새롭게 달게 됐다. 최원호 감독과는 인천고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다. 한화에선 보기드문 조합이다.
최원호 감독은 팀 운영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우선 연패를 끊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한용덕 감독님이 고생이 많으셨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그는 '코치진과 의논이 필요하다'면서도 "새로운 피 수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화 선수단의 주축은 30대 베테랑들이다. 가능성 있는 젊은 유망주들을 키워야한다"며 리빌딩 기조를 밝혔다.
이어 "어린 선수들만으로 시즌을 운영할 수는 없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는 중간층이 없다는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무르익을 때까지 고참 선수들의 기둥 역할이 중요하다. 가장 현명한,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원호 감독의 첫발이 의미심장하다. 한화는 8일 무려 10명의 1군 선수 말소를 신청했다. 최근 부진했던 김이환을 제외하면, 장시환 안영명 이해창 송광민 이성열 김회성 최진행 김문호 이태양까지 무려 30대 베테랑만 9명이다. 반대로 윤호솔 문동욱 박상언 박정현 장운호 등 콜업된 선수들은 모두 20대 젊은피다.
한화는 현재 정규시즌 14연패 중이다. 올시즌 7승23패, 승률은 2할3푼3리에 불과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새 부대' 최원호 감독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새 술'을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