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호흡' 연경·다영 그리고 재영...공존도 긍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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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아시아예선 결승전 3세트.

한국 대표팀이 태국에 24-20으로 앞서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본선행 티켓을 확정 지은 25번째 득점은 접전이었다. 다섯 차례 랠리 뒤 나왔다.

태국 라이트 말리카의 오픈 공격을 후위에 있던 이재영이 받아냈고, 세터 이다영이 좌측에서 자세를 잡은 김연경에게 고공 세트를 했다. 높은 타점에서 때려낸 직선 공격이 태국 블로커의 손에 맞고 터치 아웃됐다. 세트 스코어 3-0 완승. 대표팀 일원 모두 코트에 모여 승리와 목표 달성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연경은 43회, 이재영은 30회 공격을 시도했다. 각각 22득점과 18득점을 기록했다. 이다영의 볼 배급이 좋았다. 에이스급 공격수가 2명이 있는 만큼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갖출 수 있었다. 1세트 5-4 상황에서 점수 차를 벌린 포인트가 대표적이다. 수비 성공 뒤 한 명은 가운데 후위, 한 명은 좌측에서 공격을 대기했고 이다영은 제자리에서 수직으로 짧은 세트를 했다. 김연경의 호쾌한 백어택으로 이어졌다.

이런 장면은 이제 2020~2021시즌 V-리그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쌍둥이 자매와 김연경이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일각에서는 독주 체제를 우려한다. 리그 흥미가 반감될 수 있다고 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손발을 잘 맞춰서 시너지를 낸 뒤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공존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될 수 있는 상황이다. 외인 선수와 엇비슷한 공격점유율을 기록한 이재영이 있는데, 김연경까지 가세했다. 팀 전력 향상은 기대할 수 있지만 두 선수의 기량을 온전히 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야전 사령관인 이다영의 역할이 더 중요한 이유다. 일단 세 선수는 대표팀에서 꾸준히 호흡을 맞췄다. 태국과의 결승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컨디션, 상황에 따라 알맞은 볼 배분을 기대할 수 있다.

김연경과 이재영 모두 리시브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라는 점도 조직력 향상을 전망하는 이유다. 이재영의 2019~2020시즌 리시브 효율은 38.64%. 리그 5위 기록이다. 김연경을 세계 최고 선수로 만든 능력은 수비다.

태국전에서도 어설픈 리시브를 이재영이 쫓아가서 김연경에게 직접 세트를 올리는 장면이 있었다. 기본기가 좋은 두 선수이기에 누가 후위에 있더라도 리시브를 받고 바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세터의 선택지가 많아지면 공격은 효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외인 루시아나 센터진도 수월한 공격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 선수가 같은 목표로 뛰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영은 아시아예선 결승전 승리 뒤 "(김)연경 언니가 있을 때 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연경이 V-리그 복귀를 결심한 이유 가운데 한 가지도 효과적인 도쿄 올림픽 준비를 원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이제 국가대표팀 주 공격수 2명과 주전 세터가 뛰는 팀이다. 세 선수의 호흡이 좋아지면 대표팀의 전력도 향상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전술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뛰어난 자기 관리 능력을 본받고 싶다며 김연경을 롤모델로 꼽기도 했다. 두 선수의 성장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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