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사퇴' 한화, 2군 이끌던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용덕(55) 감독이 중도 하차한 한화가 2군 퓨처스 팀을 이끌던 최원호(47)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다. 

한용덕 감독은 7일 대전 NC전을 마친 뒤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구단 역대 최다 14연패가 확정된 후 정민철 단장과 면담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지만, 한용덕 감독은 이미 지난주 사퇴를 결심했다. 7일 경기를 끝으로 물러나기로 결정했고, 한화 구단은 2군을 이끌던 최원호 감독을 1군 감독대행으로 승격시켰다.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1군에 오른 최원호 감독대행은 인천고-단국대 출신 우완 투수로 지난 1996년 현대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2000년 LG로 이적한 뒤 2010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프로 14시즌 통산 309경기에서 67승73패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선수 은퇴 후 2011~2012년 LG에서 재활군 코치, 2군 투수코치를 거쳤다. 

그 이후 6년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단국대에서 체육학 석사, 운동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와 단국대에서 외래 교수로 강연에 나서는 등 ‘공부하는 야구인’으로 유명했다. 투수 출신으로 피칭연구소도 설립,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준비된 지도자로 평가됐다. KBO 기술위원과 국가대표팀 코치도 맡았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팀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최원호 감독대행을 2군 퓨처스 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새로 부임한 정민철 단장이 최원호 감독대행과 국가대표팀 코치를 함께하며 야구관이 일치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당시 최원호 감독대행은 "정민철 단장님께서 전부터 사석에서 현장에 대한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 의사는 있지만 누구와 어떤 목표를 갖고 하는지가 중요했다. 단장님과 육성 시스템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의견이 일치한 부분에 대해선 "한 사람에 의해 시스템이 바뀔 경우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 각 팀만의 정립된 시스템, 문화를 만드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제3자가 봤을 때 납득이 가고, 투명해야 한다. 그런 시스템, 기준을 정립을 해야 한다. 100% 객관화할 수 없겠지만 주관적인 견해를 줄여 적어도 주관, 객관이 반반이 돼야 한다. 감독, 코치의 주관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퓨처스 감독 부임 첫 해, 이제 개막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1군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안았다. 한화는 이제 30경기를 소화했다. 최근 14연패의 충격 속에 7승23패 승률 2할3푼3리로 추락했지만 무려 114경기가 남아있다. 불안정한 대행 체제보다는 정식 감독을 선임해야 남은 시즌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에도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43경기 만에 물러난 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101경기를 치른 바 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팀 분위기를 수습한 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쓰면서 리빌딩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기회를 받은 박상원이 2018년부터 불펜 필승조로 성장했다.

그러나 순위는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한화의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가 한시적일지, 아니면 남은 시즌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