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마지막 경기서 벤치…감독 사과에 피사로 "1부 잔류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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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페루 축구의 레전드' 클라우디오 피사로(42)는 현역 선수 생활을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서 마무리했다.

공격수 피사로보다 네 살 어린 소속팀 감독은 경기 후 그에게 직접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피사로는 팀의 1부 리그 잔류에 만족해하며 오히려 감독을 다독였다.

피사로의 마지막 소속팀 베르더 브레멘은 지난 7일(한국시간) 하이덴하임과 치른 독일 1·2부 분데스리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1차전 홈 경기에서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브레멘은 1, 2차전 합계에서 2-2로 맞섰으나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며 2020-2021시즌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올 시즌 브레멘은 1979-1980시즌 이후 40년 만의 2부 리그 강등 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후반 추가 시간까지 골을 주고받을 정도로 치열했던 이 날 2차전에서 피사로는 브레멘의 교체선수 명단에 포함됐으나 끝내 그러운드를 밟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끝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안 코펠트 브레멘 감독은 "경기 후 피사로에게 그의 마지막 경기에 출전시킬 수 없었던 데 대해 사과했다"면서 "당시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펠트 감독은 피사로의 반응도 전했다.

피사로는 코펠트 감독에게 "(출전하지 못한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1부 리그에 잔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사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독일어로 "고맙다 동료들, 고맙다 베르더 브레멘"이라는 글과 함께 '2부리그는 절대 안 돼'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피사로는 2017-2018시즌 FC 쾰른에서 뛸 때 2부 강등을 경험한 바 있다.

페루 국가대표로 A매치 85경기에 출전해 20골을 터트린 피사로는 1999-2000시즌 브레멘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뛴 2007-2008시즌을 제외하고는 브레멘, 바이에른 뮌헨, 쾰른을 거치며 줄곧 분데스리가에서만 뛰었다.

피사로는 분데스리가 통산 490경기에서 197골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에서 피사로보다 많은 골을 넣은 외국인 선수는 폴란드 출신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뿐이다.

코펠트 감독은 "지난 수십 년간 브레멘이 치른 경기 비디오를 봤을 때 피사로는 항상 웃는 얼굴로 있었다"면서 "그것이 피사로가 브레멘 팬들에게 얼마나 기쁨을 줬고, 팀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피사로가 브레멘, 분데스리가를 위해 한 일은 어떤 인사로도 부족하다"면서 "올 시즌을 분데스리가에서 끝낼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브레멘 선수들은 이날 경기 후 피사로를 헹가래 치며 그의 현역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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