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한번 잘못 쉬면 보크?', 윌리엄스 왜 불같이 화냈나 [오!쎈 광주]
[OSEN=광주, 이선호 기자] 이해할 수 없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지난 7일 KT위즈와의 경기에서 심판의 보크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날 구심을 맡은 김준희 심판위원은 4회초 동점을 내주고 이어진 2사3루에서 임기영의 몸짓을 이중동작으로 보고 보크 판정을 내렸다. 이날의 결승점이 되었다.
임기영은 몸을 숙여 포수 사인을 보고, 와인드업 직전 숨을 내쉬며 양쪽 어깨를 살짝 털었다. 긴장을 풀려는 행동으로 보였다. 순간 김준희 구심은 경기를 중단시키고 이중 동작이라며 보크를 선언했다. 임기영이 이전에 없던 행동이라는 이유였다. 자신의 루틴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황당했는지 그라운드에 나와 "루틴을 지켰는데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심호흡을 했을 뿐 타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김 주심의 설명을 듣고 더그아웃에 돌아갔지만, 혼잣말을 하며 이례적으로 잔뜩 화난 얼굴이었다.
도저히 주심의 설명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이었다. 다른 움직임이 있더라고 너무 엄격하게 보크를 적용했다는 항의의 표시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전혀 문제삼지 않는 동작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간 숨 한번 잘못 쉬어도 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관련해 이날 광주 경기를 맡은 투수출신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은 "임기영이 몸을 숙인 다음에 바로 투구를 하지 않고, 어깨를 움직여 이중동작으로 봤을 것이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도 "보크 판정에 관련된 부분은 메이저리그, KBO리그, 일본야구 모두 조금씩 틀리다. 같은 리그라도 심판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여러가지 악재에 직면했다. 리딩히터 김선빈은 왼 허벅지 부상과 오른 발목 타박상으로 장기 재활에 들어갔다. 잘나가던 필승맨 전상현과 마무리 문경찬이 5점차를 지키지 못해 대역전패를 당했다. 순항하던 윌리엄스호에 빨간불이 켜졌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날 경기전 엔트리 변화를 주었다. 마무리 투수 문경찬을 부상자 명단으로 보냈고, 대신 전상현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외야수 이창진과 신인 내야수 홍종표를 콜업해 공수를 보강했다. 동시에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소집해 "여러분을 자랑스러워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이 할 것을 최선을 다해 해달라"고 주문했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었으나 팀은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수비에서 실책이 나와 두 점을 허용했고, 투수들은 폭투를 했고, 타선은 5안타 빈공으로 2득점에 그쳤다. 분위기를 바꾸려 애썼지만 결정적으로 보크판정까지 받고 역전을 내주는 등 풀리지 않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