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인터뷰②] ‘지도자 변신’ 한기주가 돌아본 야구인생 “트레이드는 내가 요청”
[스포탈코리아=영등포] 김현서 기자= (인터뷰 ①편에 이어) KBO리그 역대 최고 계약금의 주인공 한기주(33)가 2017년 기아-삼성 트레이드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Q : 삼성 유니폼을 입고 은퇴했다. (광주 출신) KIA만 바라보고 살아왔을 텐데 트레이드 당시 어떤 심정이었나.
A : 그때는 내가 먼저 구단에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고 운 좋게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적 후 1년 동안 잘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기아와 삼성의 팀 분위기는? 두 팀 모두 비슷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기아는 오랜 시간 동안 있었던 팀이라 더 편했고 삼성은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었기 때문에 신인의 마음으로 뛰었던 것 같다.
Q : 은퇴 당시 일상생활에 무리가 있을 정도로 팔이 아팠던 걸로 알고 있다. 현재는 어떤 상태인가.
A :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일상생활에 무리는 없지만 만세 동작은 아직도 힘들다. (어깨를 들어 올릴 때) 찝히는 통증 때문에 아프다. ‘이게 다 마음의 병 아닐까?’ 야구장에 있으면 심적 부담감 때문에 더 아프고 나오면 부담감이 없어지니까.
Q : 선발-계투-마무리 다 해봤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가장 잘 맞았던 보직은.
A : 마무리가 가장 잘 맞았던 것 같다. 당시 강속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투구할 때부터 공을 칠 때면 쳐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마무리가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보직이라 부담은 됐지만 자기 공에 대해 믿음을 갖고 던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Q: 현역 시절 상대하기 가장 어려웠던 타자는.
(이)대호 형이 가장 까다로웠다. 선수 시절 계속 (안타를) 두드려 맞았다. 대호 형은 내가 던질 때 유독 잘 쳤다.
Q : 양현종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 프로 선수를 꿈꾸게 해준 선배로 본인을 꼽았다. 양현종은 어떤 후배인가.
A : 착하고 열심히 하는 후배다. 지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투수인데 앞으로도 꾸준히 잘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수가 됐으면 좋겠다. 신인 시절에 가르쳐주기도 했나? 나도 하기 바빴다.(웃음) 중고교 후배이다 보니 도와줄 부분은 도와주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나도 현종이한테 물어봤다. 서로 상생하는 관계였다.
Q : 올 시즌 KBO리그에서 응원하는 팀이 있나.
A : 삼성과 기아를 응원하고 있다. 두 팀이 맞붙었을 때는? 정말 애매하다. (고민 중) 기아도 좋지만, 삼성에서 마무리했기 때문에 삼성을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마지막이 중요하니까. 그러고 보니 마무리, 마지막을 좋아하는 것 같다? 마무리가 가장 깔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웃음)
Q : 마지막 질문이다. 신인시절 소녀시대 서현에게 사인받는 장면이 화제가 됐는데 아직도 팬인가.(웃음)
A : 지금은 잘 몰라서…(웃음) 그때 당시 소녀시대가 시구하러 왔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다른 선수들이 사인을 받으러 갔는데 매니저나 관계자의 제지로 사인을 받지 못하고 돌아오더라. '왜 안 해주지?' 라는 생각에 나를 포함한 몇 명이 우르르 갔었는데 그 모습이 방송 화면에 잡혔다. 현재 좋아하는 아이돌은? 요즘에는 가수들이 너무 많아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웃음)
Q : 앞으로 목표 및 팬들에게 한 마디.
A : 일단 야구 아카데미(87 베이스볼 클라쓰)를 운영하면서 제자들을 부상 없이 좋은 모습으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그리고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제자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면서 보답하고 싶다.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할 생각은 있나?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아직은 너무 어색해서…(웃음) 현역 시절, 팬들한테 사인만 해드리고 대화는 제대로 못 했던 것 같다. (소통) 연습을 많이 해서 최대한 빨리 이야기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