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아픔’ SK 김형빈, 첫 연봉의 의미는?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한다”
김형빈(200cm, F)은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서울 SK에 입단했다. 안양고 졸업 후 곧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김형빈은 프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정규리그는 물론, D리그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럴 만한 몸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경은 SK 감독은 당시 “(김)형빈이 체지방률이 20% 가까이 됐다. 그리고 무릎 상태도 좋지 않았다. 이런 몸으로 실전에 나설 수 없다. 시간이 있으니 몸을 천천히 만들게 한 후, 훈련에 투입할 예정이다”며 김형빈을 냉정히 바라봤다.
김형빈은 우선 큰 수술을 받았다. 퇴행성 관절염 때문에 무릎 뼈가 X자로 바뀌는 증상이 있었고, 무릎 뼈를 1자로 펴는 수술을 받았다. 뼈를 깎는 고통을 경험했다. 기나긴 재활도 김형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형빈은 “너무 아팠고 후회도 많이 했다. 재활도 정말 힘들었다. 밸런스가 무너져서, 걷는 자세부터 기초적인 움직임 하나하나를 교정했다. 농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며 수술과 재활했을 때의 감정을 전했다.
하지만 “트레이너 형들이 휴가 때도 나와서 내 몸을 계속 봐주셨다. 재활 운동을 많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힘든 걸 극복할 수 있었다. 트레이너 형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트레이너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수술과 재활을 모두 마친 김형빈은 선배들과 함께 몸을 만들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서킷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을 받고 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경험이기에, 낯설어하는 듯했다.
김형빈은 “체계적인 훈련을 해본 적이 없어서, 힘든 건 맞다. 그렇지만 그걸 극복해야 농구 선수로서의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처럼 무릎이 아프지 않기 떄문에, 행복하게 운동하고 있다”며 훈련 소감을 말했다.
김형빈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구단에서 보수를 지급받는다. 김형빈의 2020~2021 시즌 보수 총액은 6천만 원.(연봉 : 5천 5백만 원, 인센티브 : 5백만 원) 보수 총액이 김형빈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했다.
김형빈은 “지난 해까지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었다면, 이제는 성인이자 직장인이 됐다. 연봉이 걸려있기 때문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돈을 버는 건 쉽지 않다. 김형빈은 보수 총액에 걸맞는 활약을 해야 한다.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면, 성장 가능성이라도 팀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몸은 만들어졌지만, 보완해야 할 점들이 너무 많다. 프로에서 하고 있는 공수 전술을 배워야 하고, ‘포지션 변경’이라는 과제도 해내야 한다. 그 중에서 수비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있다. 수비를 해야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제를 먼저 말했다.
이어, “복귀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 코칭스태프와 형들한테 많이 배우고 싶다. 1군 엔트리에 들고 싶다. 그리고 만약 신인상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면, 신인왕도 노리고 싶다”며 목표를 정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우려했다. 나에 관한 안 좋은 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무릎도 괜찮고,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나에 관한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 그리고 걱정 대신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강조했다.
‘뼈를 깎는 고통’을 경험한 김형빈은 한층 성숙해졌다. 기초를 더 단단하게 다져야 하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묵묵히 지금을 견디고 있었다. 자신에게 다가올 밝은 미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지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