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그리워지는 밤…한화 '마무리 후보' 연속 K.O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정 우 람, 그 이름 세 글자가 그리워지는 밤이었다. 한화가 눈 앞에 있던 '거짓말 같은 승리'를, 정말 거짓말처럼 잃었다. 임시 마무리 투수 후보들이 9회에만 안타 5방을 맞고 쓰러졌다.
거짓말 같은 승리가 보였다. 큰 점수 차 역전승은 아니었지만 경기 내용이 그랬다. 김태균은 5년 만에 희생번트를 기록했고, 장시환은 데뷔 후 처음으로 7이닝을 던졌는데 심지어 볼넷 없이 1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리고 한화는 1일 KIA에 3-4, 9회말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3연패로 9위 SK와 2경기 차가 그대로 유지됐다. 이겼다면 1경기 차로 추격해 '탈꼴찌'를 꿈꿀 수도 있었다.
장시환이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7이닝을 투구하는 기염을 토했다. 3-1로 앞선 8회 올라온 황영국은 위기에 몰리기는 했어도 접전에서 2개의 아웃카운트로 김진영이 받을 압박감을 최소화했다. 김진영은 첫 타자 나지완과 어려운 승부로 볼넷을 허용했지만 유민상을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9회 세이브 상황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김호령, 나주환, 오선우에게 내리 3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1사 2, 3루에서 등판한 박상원도 첫 타자 김선빈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박상원은 프레스턴 터커를 고의4구로 내보낸 뒤 만루에서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연장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그러나 박상원은 나지완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전혀 예상 못 한 사태는 아닐지도 모른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황영국과 김진영, 박상원을 새로운 필승조로 꼽았다. 세 선수가 상황에 따라 셋업맨을 맡을 수도, 마무리 투수를 맡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경기는 비로 취소됐지만, 열렸다면 김진영을 세이브 상황에 넣겠다고 예고한 상태였다.
최원호 대행은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어차피 둘 다 마무리 경험은 없다. 어떻게 하는지 한 번 보는 거다."
김진영이 9회까지 순조롭게 막았다면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8회 까다로운 타자 유민상을 잘 처리하고도 9회 하위 타순에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박상원은 KIA 최고 타자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화의 차기 마무리 후보들은 이렇게 하나씩 오점을 남겼다. 분명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정우람의 이름이 떠오르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