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1부’ 인천, ‘2부’ 수원 2군에 무너진 참담한 현실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주성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졌다. 이변이라고 보긴 어려운 승부였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일 저녁 7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24강)에서 수원FC와 2-2 무승부로 120분 혈투를 마쳤고, 승부차기에서 4-5로 패배하며 4라운드(16강)에 진출에 실패했다.
수원은 평소 경기에 뛰지 못하던 2군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벤치에도 7명이 아닌 5명을 앉혔다. 사실상 FA컵을 포기하고 K리그2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현재 수원은 K리그2 1위로 승격에 도전하는 게 현실적이다. 이번 시즌에는 상주가 연고지 이전으로 자동 강등돼 다음 시즌 승격의 문이 더 넓다.
인천은 1.5군 정도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최근 7연패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은 창단 후 처음으로 7연패라는 불명예를 쓰고 있다. 임완섭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여전히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서 승리와 함께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경기는 팽팽했다. 경기는 치고받는 양상이었다. 수원이 먼저 한 골을 넣으면 인천이 따라붙고 이후에는 서로 자책골을 주고받으며 경기는 120분 동안 2-2로 끝났다.
결국 승패를 가르기 위해 운명의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인천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김도혁이 골대를 때리며 불안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결국 수원 선수들이 모든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공식 기록은 무승부지만 인천은 8연패 분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2군을 투입한 수원은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김도균 수원 감독은 "우리는 K리그2에서 경기를 못 뛰었던 선수 위주로 구성해서 나갔다. 걱정을 많이 하고 내보냈다. 정말 선수들이 120% 뛰어줘 고맙게 생각한다. 이겨도 무방한 경기였다”고 밝혔다.
경기 후 임중용 인천 감독 대행은 “FA컵 첫 경기에서 패배했는데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연패를 당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있다. 그런 부분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은 승점 2점으로 K리그1 12위, 꼴찌다. 11위 부산은 승점 8점으로 10위 수원 삼성과 승점이 같다. 8위 성남과 9위 서울도 승점 9점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다. 인천만 홀로 최하위에 떨어져 있다. ‘생존왕’ 인천은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