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가족과의 생이별' 뷰캐넌의 아픔과 삼성의 새로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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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서양인의 가족 오리엔티드. 결이 살짝 다르다.
삼성 에이스 뷰캐넌(31). 큰 위기를 맞았다. 사랑하는 가족이 내일 떠나야 하는 가혹한 상황.

사연은 이랬다. 지난 19일 광주 KIA전. 선발 등판한 그날 뷰캐넌은 5이닝 8피안타 4사구 3개로 3실점(2자책) 했다. 그날 아내 애슐리 뷰캐넌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뷰캐넌은 프로페셔널이었다. 최선을 다한 피칭으로 임무를 마쳤다. 그리고 그는 곧장 대구로 향했다.

안타까운 이별. 이미 예정돼 있었다.

그로부터 12일 후, 뷰캐넌은 가장 기쁜 날,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1일 대구 SK전, 데뷔 첫 완투승을 거뒀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이틀 뒤 가족과의 이별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

한국에서 함께 살고 있는 아내 애슐리는 둘째를 임신중이다. 임신 12주 차다. 하지만 최근 건강이 안 좋아졌다. 어지간 하면 버티려고 했다. 하지만 몸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출국이 결정됐다. 뷰캐넌 아내 애슐리와 20개월 된 첫 아들 브래들리는 3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코로나19 정국과 출산 일정 등을 고려하면 시즌 끝까지 생이별이 될 수 있는 헤어짐.

코로나19 속 자가격리 까지 감수 해가며 다시 상봉했던 소중한 가족이었다. 뷰캐넌에게 가족과 야구는 삶의 전부다. 생방송 중 익살스럽게 가족을 향한 사랑의 메시지까지 들어보였던 그다.


'코로나19 정국 속에 한국 생활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뷰캐넌은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약 10초 정도 말을 잇지 못했다. 감정이 북 받쳤다. 삶의 전부인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였다.
감정을 조절한 그는 한참만에 입을 뗐다.

통역을 통해 어렵사리 입을 뗀 그는 "가족이 미국에 돌아가는 상황이 됐다. 내게는 가족이 곁에 있는 게 너무나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가족이 돌아가면 정말 많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최대한 정신적으로 집중해 멘탈을 잡으려 노력하겠다"고 이야기 한 뒤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고통스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뷰캐넌은 이날 9이닝 동안 단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하는 역투로 데뷔 첫 완투승을 따내며 시즌 6승째(3패)를 거뒀다.

뷰캐넌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으면서 유리하게 가져갔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점수 차도 여유가 있었고, 반드시 내 손으로 게임을 마치고 싶어 감독님과 투수코치께 부탁을 드렸다. 8회 공에 맞은 강민호 포수에게도 9회를 함께 할 수 있냐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뷰캐넌. 112구 투혼의 완투승이 이틀 뒤 곁을 떠나는 삶의 전부인 가족에게 바친 마지막 선물이 됐다.

에이스 투수의 정신적 흔들림.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성도 고민이다. 심리적 안정을 이끌어야 할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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