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콜 변화의 효과, 돌파가 늘어났다

파울 콜 변화로 인한 효과가 뚜렷하다.

WKBL은 2020-2021 시즌을 앞두고 파울 콜 변화를 선언했다. 큰 틀은 핸드체킹 강화. 수비수가 공을 가진 공격자에게 손을 가져다 댈 경우, 반칙을 불겠다는 것이다.

WKBL이 규칙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간단하다. 공격 농구를 지향하기 위해서이다. 그동안 WKBL에는 저득점 경기가 쏟아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몸싸움에 관대한 파울 콜도 영향을 미쳤다.

연습경기를 통해 각 팀들에게 선을 보였던 변화된 규정은 박신자컵에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연습경기에서 경기 흐름이 너무 끊긴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시간이 넘는 경기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긍정적인 면이 나타났다. 돌파를 하는 장면이 많이 생겼다는 점이다.

특히, 데뷔 시즌 돌파로 유명세를 떨쳤던 김지영이 이러한 효과를 봤다. 빠른 스피드와 과감한 공격 성향을 지닌 김지영은 기회만 생겼다 하면 상대 림을 파고들었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슈팅은 이번 대회에서도 개선되지 않았지만, 돌파를 통해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김지영은 이에 대해 “파울 콜이 바뀌기 전에는 상대가 내 슛을 버리면서 수비했다. 지금도 나를 막는 수비법은 다르지 않지만, 이제는 같은 방법으로 수비해도 돌파를 막기 쉽지 않다. 수비를 붙여서 올라가면 된다. 감독, 코치님이 이러한 점을 이용해 과감하게 하라고 하신다”며 돌파를 많이 시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지영 뿐만 아니다. BNK 썸의 이소희도 돌파를 앞세워 상대팀 골치를 아프게 했다. 빠른 순간 스피드와 기술도 갖춘 이소희의 돌파를 막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다. 이소희는 "수비의 어려움도 있는 만큼 공격자가 가진 이점도 확실하다. 돌파를 하게 될 경우 막기가 쉽지 않다"며 돌파의 장점을 설명했다.



우리은행 김진희 또한 바뀐 콜을 잘 이용한 선수이다. 광주대를 졸업한 그는 최근 무릎 부상을 딛고 돌아왔다. 1년 만에 뛰는 공식 경기라 적응이 힘들 수 있었지만, 김진희는 과감한 드라이브 인으로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김진희는 마지막 경기였던 신한은행과의 5-6위결정전에서 31점을 퍼부었다. 이날 그가 올린 득점 중 3점슛은 1개, 자유투는 4개였다. 나머지 24점의 대부분은 돌파를 통해 만든 점수였다.

김진희는 “포인트가드를 맡다보니 1대1에서 득점하는 것보다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게 더 자신 있었다. 하지만 코치님이 돌파를 하라고 주문하셨다. 그 점이 이날 경기에서 잘 나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신자컵은 시원한 돌파의 향연이었다.

물론, 현재의 규정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WKBL은 박신자컵을 통해 각 구단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확한 룰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의 방향성은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박신자컵과 달리 정규시즌에는 팀의 핵심 선수들이 합류한다. 수준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추가된다면 더 많은 돌파가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하나의 볼거리가 추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