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신기성 감독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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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부천/이성민 기자]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가용 인원이 없는데도 매 경기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신한은행에 올 시즌은 혹독하게 추운 겨울과 같다. 마치 요즘 날씨처럼 말이다. 부상, 외국인 선수 문제, 경기력 난조, 리그 최하위 추락, 불명예 기록 수립까지. 시즌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지만, 신한은행은 겪어보지 않은 일이 없다.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6위)에 머물러있는 신한은행의 전적은 3승 14패. 5위 OK저축은행과의 격차는 2.5경기, 1위 우리은행과의 격차는 무려 11경기로 벌어져 있다. 한때 통합 6연패의 역사를 쓰며 '레알 신한'이라고 불렸던 영광은 이제 먼 과거의 얘기가 되어버렸다. 애석하게도 이제는 어느덧 패배와 팬들의 날 선 비판이 낯설지 않은 팀이 됐다.

지난 27일에는 WKBL 역사상 한 경기 최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 34점밖에 넣지 못했다. 2013년 12월 부천 KEB하나은행이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로 기록한 36점보다 2점 적은 득점. 팬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고, 매스컴은 일제히 신한은행의 날개 없는 추락을 다뤘다. 

30일(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부천 KEB하나은행의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시즌 네 번째 맞대결. 가뜩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신한은행은 이경은의 급작스러운 부상 이탈까지 겹치며 또 한 번 패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의 패배로 2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경기 후 애써 웃음 지으며 인터뷰실에 들어선 신기성 감독은 "많이 힘드네요."라는 짧은 한마디로 자신의 감정을 대변했다. 이어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다만, 승부처인 4쿼터에 체력과 집중력에서 밀렸다. (이)경은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뛰지 못했다. 가용 인원이 별로 없어서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날 패배를 되돌아봤다. 

경기는 패배했지만, 경기력만큼은 KB스타즈전보다 분명히 좋았다. 야투 성공률이 전체적으로 떨어졌을 뿐 슛 기회를 만들어내는 패스 플레이와 움직임은 원활했다. 신기성 감독도 동의한 부분이다. 

직전 경기서 역대 최소 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면서 선수단 전체가 휘청였음에도 경기력이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신기성 감독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고 해서 제가 선수들을 잡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알아서 느끼길 바랐다. 언론과 팬들의 반응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하더라. KB스타즈전 이후 선수들이 더욱 간절해졌고, 연습을 대하는 자세도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비시즌 유망주들의 성장과 베테랑 이경은 영입 등으로 재도약을 꿈꿨지만, 하나둘씩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하며 준비한 것을 보여줄 수 없게 됐다. 제아무리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 한들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신기성 감독도 선수들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아 답답하다. 건강했다면 정말 괜찮은 팀이 되었을 텐데. 부상으로 팀의 축이 무너지고,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수 기량까지 타 팀에 비해 떨어진다.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고, 승부처에서 밀리는 이유다."

그러면서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나. 가용 인원이 적은데도 매 경기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다만 가용 인원이 너무 적다 보니 마지막 승부처에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을 감싸 안았다.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전반기를 보낸 신기성 감독의 새해 소원은 '건강'이다. 부상자 없이 제 전력으로 남은 시즌을 치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선수들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고까지 말한 신기성 감독이다. 

끝으로 신기성 감독은 "2018년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서 마무리를 잘했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새해부터는 더 좋아지길 바란다. 선수들도 건강하게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부상 없이 선수들과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고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이어 "오늘 경기는 비록 졌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운 것은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새해에는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도 남겼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돌풍을 일으켰던 신한은행은 올 시즌 시작과 함께 거센 폭풍우를 맞았다. 폭풍우가 언제 멈출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포기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신기성 감독은 포기 대신 버티기를 택했다. 부상자들의 복귀가 이뤄지는 시점을 바라보고 있다. 

비가 온 뒤 땅은 더욱더 단단하게 굳는다. 지금의 고난과 아픔은 미래의 신한은행에 큰 교훈과 힘이 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매 경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 잔여 경기 동안 꾸준히 제 경기력을 찾아간다면 신한은행은 리그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즌 종료와 마주한 순간 "힘들었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외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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