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골드글러브 수상이 확실한 이유… 현장 평가 1등, 기록도 1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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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선정된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수로 공인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예상대로였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수비력에 대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평가는 굉장했다. 어떤 선수는 평생 단 한 번도 오르기 힘든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명단에, 2년 연속 들었다. 그것도 올해는 두 부문이다.

골드글러브 주관 업체인 롤링스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0월 19일(한국시간) 2023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의 각 수비 포지션, 그리고 여러 포지션을 오가는 선수들을 위해 지난해 신설된 유틸리티 부문까지 3명씩 최종 후보가 입후보했다.

최종 후보에 들었다는 자체가 결국은 3위 내에 들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것도 김하성은 두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수상 가능성을 확 높인 상태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그리고 유틸리티 부문에 모두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2루수 부문에서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과 경쟁한다. 유틸리티 부문은 무키 베츠(LA 다저스), 그리고 대표팀 키스톤 콤비였던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과 각축을 벌인다.

골드글러브 투표는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우선 현장 관계자들의 투표가 75%를 차지한다. 메이저리그 구단별로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가 투표에 나선다. 역시 사람의 눈으로 평가하는 게 아직은 가장 정확한 수비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집계하는 수비 지표 25%를 더한다. 사람의 평가도 좋아야 하고, 수비 지표도 좋아야 한다.

그런데 2루수 부문에서 김하성의 수상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기록과 입소문이 모두 좋은 선수이기에 그렇다. 그간 나온 몇몇 집계와 언론 보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종합하면 근거 없는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기록이 그렇다. 보통 수비수를 평가하는 지표는 DRS나 OAA와 같은 통계들이 널리 사용된다. 이는 투표 인단에 참고 자료는 될 수 있다. 다만 골드글러브 투표에는 SABR이 자체 집계하는 지표가 사용된다. DRS나 OAA는 25%의 비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김하성은 SABR이 집계한 수비 기록 지표에서 8월 중순까지 1위를 질주했다

▲ 김하성은 현장 평가에서도 내셔널리그 최고 2루 수비수로 뽑혔다


그리고 SABR이 집계한 수비 지표에서 1위가 바로 김하성이다. SABR은 올 시즌 중간중간 이 수치를 공개했다. 가장 마지막 업데이트는 8월 14일이었다. 2루수 부문에서 김하성은 8.3의 SDI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1위였다. 2위가 브라이슨 스탓(6.4), 3위가 니코 호너(5.7)였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가 모두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의 수비 지표는 시즌 내내 이 부문 선두였다. 물론 스탓이 6월 이후 이 수치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며 김하성을 추격하기는 했고, SABR이 집계한 SDI는 골드글러브 수상에 활용될 지표로 8월 이후 더 업데이트되지는 않았다. 최종 수치는 골드글러브 수상자와 함께 발표된다. 다만 스탓이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 갔다고 해도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이 차이를 다 뒤집었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현장 평가도 김하성에게 호의적인 시선이 있다. 이는 지난 9월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발표했던 '2023 메이저리그 베스트 툴' 투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2루 수비 부문에서 니코 호너와 아지 알비스(애틀랜타)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이 투표는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자체 투표로 진행된다. 각 팀 감독, 스카우트, 그리고 임원 등 현장에서 직접 야구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다. 전수 조사까지는 아니지만 현장의 의견을 대략적으로 종합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여기에서 1위를 했다는 건 현장에 '김하성은 수비를 잘 하는 선수'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각 팀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 의식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75%의 현장 평가, 25%의 기록 평가를 고르게 잡고 있는 김하성의 '대업'이 기대되는 이유다.


▲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유력 수상 후보인 김하성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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