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리뷰] ‘높은 지명률-다양한 얼굴 등장’ 남자부 신인 활약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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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2019~2020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지명률 69.8%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10%가량 상승한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2018~2019시즌 지명률은 59.5%였다). 지명 선수도 30명으로 2013~2014시즌 이후 최다였다. 높은 지명률과 함께 올 시즌은 많은 신인이 기회를 받고 코트를 밟았다. 2019~2020시즌 신인들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돌아본다.


드래프트 대세였던 얼리드래프트 WS, 엇갈린 활약

이번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대세를 이룬 건 얼리드래프티 윙스파이커였다. 2순위 홍상혁부터 3순위 김웅비, 4순위 정성규까지 얼리드래프트로 나온 윙스파이커들이 3연속 지명됐다.

세 선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건 삼성화재 정성규였다. 데뷔전부터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11점을 올려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에도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면서 꾸준히 코트를 밟았고 강점인 공격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브는 대학 시절보다 나아졌다. 강한 힘으로 윽박지르는 서브 위력은 대학 시절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범실은 대학 시절보다 감소했다. 26경기(92세트)에 출전한 정성규는 총 149점, 세트당 서브 0.293개로 시즌을 마쳤다.

과제도 명확했다. 드래프트 당시 평가처럼 리시브는 보완이 필요했다. 리시브 효율 13.16%로 좋지 않았고 상대 서브 집중 공략에 흔들릴 때도 있었다. 공격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좀 더 오랜 시간 코트를 밟기 위해서는 리시브 보완이 필수다.


 
KB손해보험 홍상혁은 2라운드에 기회를 받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2라운드 여섯 경기(19세트)에서 16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격 성공률은 31.58%, 리시브 효율은 19.23%였다. 대학 시절 강점이었던 공격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가장 오랜 시간 코트를 밟은 2019년 11월 16일 OK저축은행전에는 1~4세트 선발로 나서 7점, 공격 성공률 44.44%에 리시브 효율 30.43%로 첫 선발 경기치고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두드러진 활약은 없었다. 이후에는 대부분 경기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나섰다.

OK저축은행 김웅비는 대부분 경기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나선 가운데 시즌 막판 한 차례 가능성을 보여줬다. 2월 21일 삼성화재전에서 2세트부터 코트를 밟아 3~4세트 선발로 나서 8점, 공격 성공률 66.67%에 리시브 효율 30%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한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윙스파이커로 코트를 밟은 시간이 적어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3라운드 1순위였던 한국전력 구본승은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앞선 세 선수보다 뛰어났다. 가장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받았고 공수에 걸쳐 준수한 활약을 보여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숙소 무단이탈로 근신 처분 중이던 지난 1월 31일 개인 SNS를 통해 돌연 배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시즌을 접은 구본승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다.


꾸준히 기회를 받은 얼굴들

 
올 시즌은 2018~2019시즌과 비교해 꾸준히 주전 기회를 받은 신인들이 많았다. 정성규와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대한항공 오은렬도 그중 한 명이다. 오은렬은 주전 리베로 정성민 부상으로 주전 기회를 잡았다. 3라운드부터 이지훈과 함께 대한항공 리베로 자리를 채운 오은렬은 준수한 리시브로 정성민 공백을 최소화했다. 오은렬은 20경기(69세트)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40.9%, 세트당 디그 1.319개를 기록했다. 오은렬이 갑작스럽게 주전으로 투입됐음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대한항공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은렬은 2014~2015시즌 오재성에 이어 다시 한번 리베로 신인왕에 도전한다.

현대캐피탈 구자혁도 꾸준히 주전 기회를 받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초반에는 리베로보다는 후위에서 수비 강화를 위한 백업 윙스파이커로 나섰고 2라운드 여섯 번째 경기였던 OK저축은행전부터는 여오현과 함께 리베로로 출전했다. 팀 서브 상황에 출전한 구자혁은 세트당 디그 1.239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여오현과 정규시즌 짝을 이룬 함형진이 입대한 가운데 팀 서브 상황을 책임지면서 여오현 체력 부담을 덜어줬다.

또 한 명의 신인 리베로 우리카드 장지원은 주전으로 나선 경기는 많지 않았지만 백업으로 꾸준히 출전했다. 이상욱이 대표팀 차출로 결장할 때는 주전 리베로로 나섰고 당시 세 경기에서 리시브 효율 57.58%-54.55%-25%를 기록했다. 5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KB손해보험전에는 다시 선발 출전해 리시브 효율 12.5%로 흔들리기도 했다. 리베로로 나선 경기 수는 많지 않았지만 고졸 출신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 영예를 안은 한국전력 김명관은 시즌 내내 꾸준히 출전하진 않았지만 2라운드에 이어 5라운드 중반 다시 주전 기회를 잡았다. 높은 타점에서 뽑아주는 패스와 블로킹 등 장신 세터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도 보여줬다. 공격수와 호흡이 아직 완전히 맞지 않았고 특히 속공 운영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꾸준한 활약은 아니었지만 한국전력이 이승준과 함께 김명관을 향후 팀의 미래로 점찍은 만큼 다음 시즌에도 꾸준히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제한된 기회 속 가능성을 향해


 
주전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백업으로 기회를 받은 선수들도 있었다. 삼성화재 김동영과 신장호는 드래프트 당시 신진식 감독의 말처럼 원포인트 서버로 꾸준히 출전했다. 대학 시절부터 강서브를 자랑한 두 선수는 서브가 약한 삼성화재 약점을 메우는 데 일조했다.

2라운드에 지명된 KB손해보험 김동민은 홍상혁 못지않은 기회를 받았다(홍상혁 59세트 출전, 김동민 57세트 출전). 특히 4라운드 들어서는 후위에서 수비 강화를 위한 백업뿐만 아니라 길게 코트를 밟으며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공격 성공률 44%를 기록한 김동민은 리시브 효율 36.63%를 기록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공격에서는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백업으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프로 레벨 서브에 좀 더 적응할 필요가 있다.

한편 특별귀화로 드래프트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대한항공 진지위는 신인 시즌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포인트 블로커로만 아주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5경기 7세트).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무릎 부상과 몸을 다시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이로 인해 첫 시즌은 큰 활약 없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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