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대상식에서 나온 이상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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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열린 2020 KLPGA 대상 시상식. 사진=KLPGA


“김상열 회장님 덕분이다. 내년뿐 아니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지난 11월 24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연말 대상 시상식에서 이상한 광경이 벌어졌다. 단상에 오른 선수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김상열 KLPGA 회장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상자가 도움을 준 가족과 지인을 언급하는 건 관례다. 이날 선수들은 가족이나 못지않게 협회와 김상열 회장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일부 선수들은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김상열 회장이 앞으로도 협회를 쭉 이끌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선수들의 '이상한 소감'은 SBS골프를 비롯해 주요 포털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후 일간스포츠에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제보자는 “선배 프로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했다. 본지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취재했고, 선배 프로가 한국프로골프투어(KLPGT) 강춘자 대표이사와 KLPGA 김순미 수석 부회장인 것으로 확인 했다. 이들은 일부 선수들에게 '협회와 김상열 회장을 언급해달라고 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선수들 대부분은 김상열 회장과 관련한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런 요구를 받은 적 없다”고 말한 선수도 있었지만, 일부 선수는 “잘 모르겠다. 다 말해서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뉘앙스를 남겼다. 이에 대해 협회의 한 관계자는 “수상 소감마다 김상열 회장이 언급돼 현장에서도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설마 그런 상황인 줄은 몰랐다”며 “협회 임원이자 대 선배의 부탁을 나이 어린 선수들이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돌아올지 모르는 불이익을 염려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본지는 강춘자 KLPGT 대표이사에게 사실 확인을 시도했다. 올해 초까지 KLPGA 수석부회장을 지낸 그는 지난 5월부터 KLPGA의 자회사인 KLPGT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1992년 전무이사로 협회 일을 시작한 뒤 수차례 정관을 바꿔가며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김상열 KLPGA 회장. 연합뉴스


강 대표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선수들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것이지, 선수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느냐”며 당시 상황을 부정했다. 이어 “KLPGT의 대표를 하는 내가 김상열 회장님에 대해 어떻게 하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다. KLPGA와 관련해 일체 일을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골프계에서는 이 해프닝, 또는 사건을 김상열 회장의 연임을 위한 여론몰이 작업이라고 해석한다. 지난 2017년 KLPGA 13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상열 회장은 내년 3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KLPGA 이사회는 김상열 회장 연임을 거론했다고 한다. 김상렬 회장의 연임을 언급한 사람이 바로 강춘자 대표이사와 김순미 수석부회장이다.

KLPGA는 지난 7월 초 이사회를 통해 김순미 KLPGA 수석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회장 추대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켰다. 업계에서는 김상열 회장이 직접 나서 연매출 2조원 규모의 모 건설회사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는 작업을 끝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이미 비공식적으로 사임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도 알려졌다. 회장 추대 TF팀은 이 차원에서 구성된 조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5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회장 추대 TF의 행보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뒤가 맞지 않은 KLPGA 14대 회장 추대 과정에 대해 일간스포츠는 한 걸음 더 들어가 취재했다. 〈계속〉

특별취재팀(이지연·김지한·김현지 기자)

KLPGA시상식 수상자들 말말말

지난달 24일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나온 수상자들의 소감이다. 일간스포츠는 수년간 진행된 프로스포츠 주요 종목 시상식의 소감을 보도해 왔으나 이렇게 한 목소리로 리그의 커미셔너 또는 회장에 대한 감사를 언급한 시상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효주(최저타수상)
"KLPGA 김상열 회장님께서 대회 시작을 해주시고 스폰서와 선수들을 도와줘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김상열 회장님이 KLPGA를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다.

▶김효주(상금왕)
"힘든 시기에 회장님께서 많은 노력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회장님이 내년에도 도와주신다면 KLPGA에서 많이 뛰도록 노력하겠다."

▶김선미(챔피언스투어 상금왕)
"김상열 회장님의 뜨거운 열정과 관심,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재희(드림투어 상금왕)
"KLPGA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드림투어에 큰 열정을 보여주시는 회장님께도 감사드린다."

▶안송이(특별상)
"스폰서들과 김상열 회장님을 비롯한 협회 분들이 있어서 선수들이 멋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선수를 대표해서 김상열 회장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

▶박현경(다승왕)
"투어가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김상열 회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유해란(신인상)
"김상열 회장님께 내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드리고 싶다."

▶최혜진(대상)
"선수들을 위해 항상 애써주시는 KLPGA 김상열 회장님 너무 감사드린다."

※수상자 중 안나린·허윤경만 협회와 김상열 회장 언급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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