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왕조는 굳건했다. 사상 최초 4년 연속 통합우승. 정지석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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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대한항공이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우승의 새 역사를 썼다.

대한항공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세트스코어 3대2(27-25, 16-25, 21-25, 25-20, 15-13)로 역전승, 시리즈 전적 3연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역대 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삼성화재(9회)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우승을 한 팀이다.

KOVO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지난 2020∼2021시즌부터 4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휩쓴 최초의 팀이 됐다. 삼성화재가 2006∼2007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챔프전 8연패의 엄청난 기록을 쓰긴 했지만 정규리그-챔프전 통합우승은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년 연속이 최다였다.

챔프전 MVP는 정지석이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22표를 얻어 임동혁(4표) 막심(3표) 곽승석(1표) 한선수(1표) 등 팀 동료를 제치고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정규시즌에서는 허리 부상 여파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챔프전에서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2020∼2021시즌 챔프전 MVP에 뽑혔던 정지석은 생애 두번째로 챔프전 MVP에 올랐다.

1세트 듀스에서 챔프전을 위해 영입한 외국인 선수 막심의 연속 백어택으로 27-25로 따낸 대한항공은 2세트는 OK금융그룹의 기세에 눌려 16-25로 내줬다. 3세트마저 21-25로 패하며 먹구름이 드리웠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뒷심은 강했다. 4세트에 막심을 빼고 임동혁을 투입해 국내 선수들로만 25-20으로 승리하며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갔다. 결국 5세트에서도 15-13으로 승리하며 기어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쉽지 않은 4연패였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허리 부상으로 3라운드에서야 출전을 했고, 성적도 예전보다 떨어졌다. 3년째 함께 한 외국인 선수 링컨도 부진을 보이다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대체 선수로 뽑은 무라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엔 제대로 뛰지 못했다. 임동혁이 활약하며 마지막까지 우리카드와 1위 싸움을 했다.

결정적인 우리카드와의 맞대결서 0대3으로 패하며 정규리그 1위를 우리카드에게 내줄 위기. 게다가 OK금융그룹에도 2대3으로 패하면서 1위 가능성이 더 약해졌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대한항공에 서광이 비쳤다.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에 1대3으로 패하더니 삼성화재와의 시즌 최종전 마저 2대3으로 패하며 승점 1점을 따는데 그쳤다. 결국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와 23승13패 동률을 이뤘으나 승점 71점으로 70점에 그친 우리카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천신만고 끝에 챔프전에 직행한 대한항공은 돌풍의 OK금융그룹을 완파하고 극적으로 통합우승 4연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4년 연속 우승을 하는 동안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세터 한선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곽승석, 미들블로커 김민규-조지영 등이 꾸준히 활약하며 우승을 만들었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새 미들블로커 김민재가 주전급으로 올라왔고, 이번 시즌엔 2년차 정한용이 정지석의 부상 때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더 이상 '대한항공 왕조'라는 수식어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듯하다. 삼성화재에 이은 두번째 왕조의 탄생이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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