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원 없어졌는데, 몰랐다고?" 오타니 해명에도 비판 작렬 '도박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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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10:45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450만 달러(60억원)이 없어졌는데,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그리고 오타니의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의 일명 '도박 스캔들'에 대한 논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해명한 오타니이지만, 현지 매체들은 여전히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12분 동안 도박 스캔들에 관련해 "믿었던 사람이라 더욱 상처가 크다"라고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오타니의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는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해 450만 달러(약 60억원)의 빚을 졌고, 이를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LA 다저스는 지난 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 개막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미즈하라를 즉각 해고했다.
최초 보도 당시에는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상황을 알고 빚을 갚아줬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미즈하라는 ESPN을 통해 "모든 게 사실이다"라고 말하며 "오타니가 50만 달러 단위로 돈을 갚아줬다"고 말했다.
다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규정과 별개로 처벌을 받게 된다. 캘리포니아주는 스포츠베팅이 불법인 12개 주 가운데 하나다. 도박법학자인 I. 넬슨 로즈 교수는 LA 타임스를 통해 "불법 도박인 것을 알면서도 빚을 갚아준 것이라면 연방법에 의해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오타니는 모든 내용이 "거짓"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면서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박 논란에 대해서는 "나는 야구는 물론이고 어떤 스포츠 종목에도 베팅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대신 해달라는 부탁도 한 적이 없고 도박업자와 접촉한 사실도 없으며 도박업자에게 빚을 갚는 것을 동의한 사실도 없다"고 말하며 이번 도박 스캔들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오타니는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정규시즌 개막전이 끝난 시점에서야 미즈하라의 도박 문제를 인지했다"고 설명하면서 "미즈하라가 '팀 미팅이 끝나고 숙소에서 일대일로 얘기하자'고 말했다. 숙소에 돌아갔을 때 비로소 그에게 막대한 빚이 있고 그가 내 계좌를 이용해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낸 사실을 인정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내가 믿은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지금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이 시작하는 만큼 앞으로 변호사에게 일을 맡기겠다. 시즌 준비에 전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니의 해명에도 현지 매체들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야후 스포츠는 "오타니의 주장에 따르면 미즈하라가 직접 오타니의 통장에서 돈을 훔친 것인데, 아무리 오타니가 돈이 많다해도 자신의 은행 계좌에서 60억이라는 큰 금액이 송금된 사실을 몰랐다는 설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야후 스포츠는 "오타니의 에이전트와 변호사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도박 문제에 대해 알았는데 이를 오타니에게 언급하지 않았다면, 이는 오타니 측의 무능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또 "만약 오타니가 미즈하라 외에 이 사건에 대해 아무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 이는 그동안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삶에 얼마나 깊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레전드에서 도박 사건으로 인해 영구 제명 된 피즈 로즈는 "1970년대나 1980년대에 통역사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그랬으면 난 처벌을 피했을 것이다(scot-free)"고 말하면서 오타니를 의심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르면 선수들의 도박은 엄격하게 금지돼있다. 자신과 관련된 경기에 베팅하는 선수나 심판, 코칭스태프 등은 영구제명을 당한다. 자신과 관련 없는 경기에 돈을 걸더라도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는다.
사진=EPA,AP/연합뉴스, MLB.com
기사제공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