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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독설을 쏟아냈던 기성용(31)이 친정팀의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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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와 단기 계약을 체결했던 기성용이 지난 25일 부상으로 인해 일찌감치 귀국했다. 이달 말까지가 계약기간이라 사실상 마요르카와는 결별한 것이다. 마요르카 이적으로 일단락이 된 줄 알았던 기성용의 K리그 복귀 이슈는 불과 4개월만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은 후 2주간 자가격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다시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파들의 K리그 복귀가 그 어느때보다 빈번하다. 이미 구성윤, 나상호, 서영재 등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로 돌아왔다. 안전하게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로 K리그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기성용도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K리그 클럽 이적을 우선 순위로 둘 수 밖에 없다.
이미 지난 2월 K리그 복귀 시도 과정에서 알려진대로 기성용이 유턴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이적하거나 타 팀으로 가려면 위약금을 해결해야만한다. 당시에는 서울행이 여의치 않자 전북 이적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북은 신형민을 재영입하면서 약점이었던 중원 보강을 마쳤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 스쿼드만으로도 충분히 K리그와 FA컵을 병행할 수 있다. 기성용 영입에 대한 의지가 4개월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다.
결국 기성용이 K리그로 돌아오려면 서울 유니폼을 다시 입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지난 협상과정에서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기성용은 지난 2월 마요르카 이적을 위한 스페인 출국을 앞두고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특히 서울과 복귀협상 시기, 위약금과 관련한 상세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소문과 사실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려 드러눕지도, 떼쓰지도 않았다. 잘 얘기하려했는데, 서울은 그 조차 허락해주지 않았다”면서 친정팀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또한 서울로 복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 팀이 나를 정말 원하는구나’를 느껴야 하는데, 나는 그런 기분을 받지 못했다”고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4개월 전 상황만 놓고보면 향후 기성용이 서울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의 입장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시기다. 지난 27일 인천전을 승리로 이끈 서울 최용수 감독은 기성용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지난 번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00경기를 소화한 말이 필요없는 선수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언제든지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의 발언이 원론적인 답변일 수 있다. 또한 구단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달라지지 않는 것도 있다. 팬들은 기성용이 K리그 무대에서 다시 뛰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기성용도 K리그 복귀에 대한 열망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