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야구해설’ 확정…“과거 경력과 이름값이 무슨 의미? 좋은 해설 위해 학원도 다닐 생각” [박동희의 야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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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김태균, 올해 야구 해설가로 데뷔
-여러 제안 가운데 야구 해설 택한 이유 “평생 해왔던 야구를 떠날 순 없었다”
-“좋은 해설하려면 새로운 것 배우고, 공부해야. 필요하면 학원도 다닐 생각”
-“현역 시절처럼 잘하면 응원해주시고, 못하면 따끔한 질책해주시길”
 


 
 
[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 ‘레전드’ 김태균이 올해 야구 해설위원으로 데뷔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최근 김태균이 모 스포츠전문채널과 야구 해설위원 계약을 맺었다. 조만간 관련 소식이 발표될 것으로 안다“이라며 “김태균이 매우 의욕적으로 해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균은 현역 때나 은퇴하고서나 달라진 게 없다" 
 


 
 
김태균은 한화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레전드 중의 레전드’로 꼽히는 이다. KBO리그 사상 최고의 우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인성도 좋아 야구계에선 김태균을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슈퍼스타’로 평가한다.
 
야구계 관계자는 “김태균은 은퇴해서도 달라진 게 없다”며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지난해 현역 은퇴 선언 후, 김태균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만큼 바빴다. 여기저기 부르는 곳이 많았다. 그렇게 부르는 와중에도 김태균이 제 발로 찾은 곳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다.
 
김태균은 KBO 회관을 찾아 정운찬 당시 KBO 총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이 활동했던 KBO리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KBO 회관에 도착한 김태균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총재실이 아니었다. KBO 직원들이 근무하는 층이었다.
 
김태균은 미리 준비해온 커피를 KBO 전체 직원에게 돌렸다. 오래 알고 지낸 직원은 물론 이름조차 모르는 직원까지 챙겼다. 
 
앞의 야구계 관계자는 “김태균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에 KBO 분위기가 훈훈해졌다”며 “대스타인데도 항상 겸손하고 모든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가 현역 시절이나 은퇴 때나 똑같아 참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그에게 여러 곳에서 귀가 솔깃한 제안을 했다. 지도자부터 시작해 사업까지 여러 제안이 들어왔다. 야구 해설도 여러 제안 가운데 하나였다. 이렇듯 많은 제안이 들어온다면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도 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반대였다.
 
자신에게 제안한 모든 곳에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은 뒤엔 “폐 끼치지 않게 신중하고, 빠르게 판단해 알려드리겠다”며 다시 고갤 숙였다. 김태균에게 뭔가를 제안했던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김태균과 만났던 모 업체 대표는 “나도 한화 팬이라, 한화가 왜 못하는지, 한화의 문제점이 뭔지 은근슬쩍 물어봤다. 여러 은퇴 선수가 친정팀에 대한 욕을 쏟아내곤 해 김태균 선수에게서도 한화와 관련돼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다”며 “하지만, 미팅 내내 들은 소리라곤 한화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지, 한화 구단이 얼마나 잘하려고 애쓰는지, 한화그룹이 야구단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자신이 팬들에게 죄송한지와 관련한 이야기들뿐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업체 대표는 “김태균 선수가 우리 제안을 고사했지만, 원체 예를 갖춰 고사해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며 “김태균 선수가 ‘죄송한 부탁입니다만, 앞으로도 계속 한화를 응원해주십시오’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명선수 중에 명해설가 없다’, 해설 데뷔하는 김태균은 다를지 모른다
 
여러 제안 가운데 김태균이 받아들인 건 야구 해설이었다. 김태균은 은퇴 후 진행한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야구 외의 분야를 경험해 보겠지만, 어쨌든 평생 해왔던 야구니까 야구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야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많으니까, 제 경험을 새롭게 배운 것들과 접목해 알기 쉽게 전달하는 해설자가 되고 싶어요. 당연히 해설을 잘하려면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방송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필요하면 학원도 다닐 생각이에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스포츠 심리학도 공부할 계획입니다.”
 
야구계엔 ‘명선수 중에 명감독 없다’는 말이 있다. 방송계에선 ‘명선수 중에 명해설가 없다’는 얘기가 있다. 명선수가 명해설가가 되지 못하는 덴 분명한 이유가 있다. 준비 부족이다. 과거의 경력과 이름값에만 기댄 명선수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아도 자기가 해설하면 야구팬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시선을 고정할 것으로 믿는다.
 
환상이다. 은퇴하면 그만이다. 은퇴하고 몇 달간은 야구팬들이 명선수를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한다. 그가 해설가로 나오면 몇 번은 관심 있게 본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대중의  관심엔 유통기한이 있다. 포장 효과도 잠시다. 결국엔 내용물로 판단한다.
 
‘해설가 김태균’이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자신의 경험에 새롭게 배운 것들을 접목하고, 필요하면 학원도 다니며, 스포츠심리학도 공부하겠다는 김태균의 다짐이야말로 새로운 직업에 대한 ‘준비’다. 다행인 건 그가 실제로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태균은 말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야구 해설도 제게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멈추지 않고 경험하고, 배우고, 노력해서 저만의 길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야구선수로 그랬던 것처럼, 제2의 인생도 제 스타일대로 ‘김태균답게’ 살고 싶어요. 현역 시절처럼 제가 잘하면 응원해주시고, 못하면 따끔한 질책 부탁드립니다.”
 
행운은 그냥 찾아오지 않는다. 행운도 조건이 갖춰져야 찾아온다. 김태균의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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