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양창섭, 왜 서울팀 1차지명을 받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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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삼성 '루키' 양창섭은 프로 데뷔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KIA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승리, KBO리그 역대 6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데뷔전 최연소(만 18세 6개월 6일) 선발승, 역대 두 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 무실점 승리 기록까지. 고졸 신인 데뷔전 무실점 승리는 류현진(LA 다저스)이 한화 시절 2006년 LG 상대로 7⅓이닝 무실점 이후 처음이다.

양창섭은 서울에서 초-중-고를 다녔다. 만약 양창섭이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팀'의 지명을 받았다면, 지금의 양창섭이 가능했을까. 왜 양창섭은 서울팀의 1차 지명을 받지 못했을까. 

지난해 8월 열린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서울 3개팀은 풍부한 인재풀을 두고 고심했다. 서울 연고 넥센, 두산, LG는 1차 지명권을 매년 돌아가면서 우선권을 갖는다. 올해 신인을 두고 넥센-두산-LG 순서였다.

결과는 넥센은 안우진(휘문고), 두산은 곽빈(배명고), LG는 김영준(선린인터넷고)을 지명했다.

체격 조건(193cm, 93kg)이 뛰어난 안우진은 1순위로 꼽혔다. 전형적인 '우완 파이어볼러'로 직구 평균구속이 140km 후반, 최고 구속 156km를 자랑했다. 140km대 슬라이더까지 구사해 당장 1군 무대에서 통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두산이 찍은 곽빈(187cm)은 잠재력에서 높은 평가. 고교 2학년 때까지 주로 타자로 뛰다 투수로 본격적으로 던진 시간이 짧아 어깨가 싱싱하다. 역시 150km대 직구가 돋보인다.

마지막 LG의 선택은 김영준(185cm). 140km 중반의 직구 구속을 지녔고, 3학년 때 고교 성적도 수준급이었다. LG의 2016년 1차지명 김대현(21)의 2년 후배로 미래 LG 마운드의 축으로 점찍었다.

양창섭은 덕수고 2~3학년 때 황금사자기 2연패의 주역이었고, 교교 3학년 동안 130⅓이닝을 던졌다. 많이 던졌다. 서울 연고팀들은 현재 기량은 뛰어나나 향후 부상 가능성을 두고 고심했다. 즉시 전력보다는 미래 유망주를 선택했다.

그렇게 해서 고교 성적만을 놓고 보면 최고였던 양창섭은 2차지명으로 밀렸고,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곤 프로 데뷔전에서 놀라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양창섭은 1차지명에서 쓴 맛을 봤지만 삼성 입단은 새로운 기회가 됐다. 삼성의 투수진이 약했기 때문이다. 김한수 감독은 신인 양창섭은 불펜으로 활용하려다 캠프에서 선발진으로 급부상했다. 삼성의 고육책이었다.

선발진의 우규민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5선발 후보들이었던 최충연, 김대우 등은 밀려났다. 양창섭은 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까지 호투했고 4선발 자리까지 올라왔다.(5선발 백정현) 삼성이라는, 투수력이 약한 팀에 지명을 받았기에 고졸 투수로 역대 6번째 데뷔전 선발승 주인공이 됐다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자신과 궁합이 잘 맞은 팀에 입단했다.

두산은 외국인 2명, 장원준, 유희관이 선발진에서 부동이다. 지난해 후반기 선발로 활약한 함덕주가 불펜으로 가고, 불펜의 이용찬이 선발로 전환해 5선발이다. 김태형 감독이 고졸 신인에게 곧바로 선발을 줬을까. 양창섭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면, 곽빈처럼 불펜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넥센은 5선발이 외국인 2명, 최원태-신재영-한현희 토종 3명이다. 안우진이 폭력 행위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5선발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넥센은 그 정도까지 기대하고 안우진을 낙점했다. 양창섭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면, 뎁스가 얇은 편인 불펜 요원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였던 LG는 특급 투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선발과 불펜 숫자가 많은 편이다. 평균 이상의 투수들이 많아 양창섭이 곧바로 선발로 들어가긴 힘들다. 임찬규, 김대현, 임지섭 등 프로에서 2년 이상 경험한 젊은 투수들이 있다. 지난해 신인 고우석처럼 불펜 자리 정도가 남는다.

양창섭은 첫 시작을 화려하게 했다.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서울팀들이 주저한 '부상'에 대한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 고교 시절 많이 던지지 않았더라도, 투수들이 프로 첫 해 풀타임을 건강하게 마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캠프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낸 양창섭은 "욕심내지 않고 차분하게 천천히 하자는 생각이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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