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9위' ESPN 예측 뒤엎은 윌리엄스 감독 "선수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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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키움-LG-두산-SK-KT-NC-삼성-롯데-KIA-한화. 

지난 5월5일 KBO리그 개막에 맞춰 미국 ‘ESPN’이 예측한 시즌 순위다. 정규시즌 전체 일정의 45%를 넘어선 24일 현재 ESPN 예측 구도에서 가장 크게 벗어난 팀은 SK, NC 그리고 KIA다. ESPN 뿐만 아니라 상당수 국내 전문가들도 KIA를 하위권으로 예측했지만 현재 순위는 4위. 3위 키움에 1.5경기 차이로 호시탐탐 상위권을 바라본다. 

KIA는 지난해 시즌 후 구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 맷 윌리엄스(55) 감독을 선임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전년도 9위로 무너진 데다 중심타자 안치홍(롯데)마저 떠난 팀을 단기간 바꿀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ESPN도 5월 개막 당시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 출신으로 KIA 새 사령탑이 된 윌리엄스는 큰 부담을 안고 시즌에 돌입한다’며 험난한 행보를 예상했지만 이제는 ‘윌리엄스가 팀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를 바꿨다.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 전 예상을 뛰어넘는 호성적에 대해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잘 대처하고 있다. 투수들이 굉장히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고, 수비도 괜찮다. 매일 경쟁력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는 이유”라며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 (외야 수비에 나선) 나지완 같은 선수들의 노력 덕분이다.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도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선수들이 내일을 미리 보지 않는 것이다. 오늘 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해서 쏟아붓는다. 그렇게 하면 결과에 관계 없이 다음날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 선수들의 성실함과 정신력 덕분이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대로 KIA 선전의 가장 큰 이유는 첫째로 투수력이다. ‘외인 원투펀치’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 이끄는 선발진과 전상현, 박준표, 홍상삼이 활약 중인 불펜이 팀 평균자책점 1위(4.26)를 합작하고 있다. 길게 던져주는 선발진, 지켜는 불펜 힘을 앞세워 5회까지 리드한 28경기에서 25승3패로 승률 2위(.393)에 올라있다. 

유격수 박찬호가 중심이 된 수비도 안정적이다. 리그 최다 74번의 병살 처리를 했다. 공격 지표는 10개팀 중 중하위권으로 뛰어나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리그 최다 28개의 희생번트를 댔지만, 리그 최소 도루(19개) 및 도루 시도(28개)에 나타나듯 모험 대신 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대타를 가장 적게 냈지만 대타 타율(.313)은 가장 높다.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의 노력이 크다. 기존 선수들 외에도 30대 중반에 다시 외야 수비를 나간 나지완의 부활, 무상 영입한 투수 홍상삼과 내야수 나주환의 깜짝 활약, 신인 투수 정해영의 폭풍 성장, 김선빈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내야수 김규성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를 떠올렸다. 당시 KIA는 팀 역대 최대 규모인 54명의 선수들로 캠프를 시작했다. 다른 팀들보다 10여명 많은 대규모 인원으로 그만큼 비용 지출이 증가했지만 윌리엄스 감독이 1군뿐만 아니라 2군까지 선수들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캠프 때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하면서 과정을 계속 지켜본 게 중요했다. 젊은 선수들이 캠프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고, 지금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구단의 지원, 윌리엄스 감독의 안목, 선수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시즌 전 9위로 예측된 KIA의 4위 반전이 이뤄졌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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