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의 존중+한국의 情이 만든 '뜻밖의 특산품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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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KBO리그 감독들에게 올 시즌 생각할 거리가 하나 생겼다.


지난달 30일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KBO리그 감독들은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와인 선물을 받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5월말 현역 최고령 감독인 류중일 LG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KBO리그 감독들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각 구단 감독들의 이름을 케이스에 새긴 특별 와인을 주문한 뒤 이를 홈경기마다 방문팀 감독들에게 선물 중이다.


여기에 이달 7일 KIA 원정 경기 때 3번째 와인 선물을 받을 예정이던 이강철 kt 감독이 미리 기사를 보고 와인 답례품을 준비하면서 '판'이 커졌다. 이 감독은 "기사를 보고 와인을 받을 걸 알았는데 그냥 맨손으로 올 수가 없었다"며 kt 연고지 수원의 특산품인 '수원왕갈비'를 준비해 광주로 찾아갔다. 윌리엄스 감독은 와인과 어울리는 생갈비 선물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를 시작으로 손혁 키움 감독이 고향 충청도 지역주인 소곡주와 인사동에서 파는 전통무늬 안경케이스, 컵받침대 등을 답례품으로 준비했고 허삼영 삼성 감독은 경북 청도 특산물인 감으로 만든 감곡주를 와인과 '교환'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자신의 얼굴이 박힌 지난해 우승 기념 소주를 줬다.


윌리엄스 감독의 '답례품 수집 투어'를 지켜본 최 감독대행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최 감독대행은 와인 선물을 받은 뒤 KIA와 다시 만난 21일 경기를 앞두고 윌리엄스 감독에게 충청도 특산물 금산 인삼 중에서도 2013년 우수 인삼으로 뽑힌 인삼으로 만든 인삼주를 선물했다.


'초대형 인삼'으로 만든 인삼주를 본 윌리엄스 감독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취재진에게 "인삼주가 40파운드(약 18kg) 정도는 나갈 것 같다. 정말 놀랐다. 이쪽 지역(충청도)에서 좋은 걸 준비줘서 너무 특별하고 감사하다. 오늘 '와우'라고 몇 번 이야기했다"며 매우 기뻐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언제 마실 것 같냐"는 질문에 "너무 예뻐서 마실 수 없을 것"이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전 자주 만나 서로 고충을 나누는 KBO리그 감독들의 문화를 존중해 와인 선물을 시작했다. 그리고 KBO리그 감독들은 타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그에게 좋은 것, 기념이 될 만한 것을 주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 KBO리그 감독들의 '정(情)'에 행복한 '와인 투어'를 하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이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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