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이 원톱…"판 다이크 뚫은 황소가 왔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김동현 영상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입성에 성공한 황희찬(24, RB 라이프치히)이 차기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하는 건 국내 팬만이 아닙니다.
독일 축구계도 '황소의 독일 입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분데스리가 영문 홈페이지는 21일(한국 시간) 올여름 이적생 중에서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11명을 뽑았는데요. 4-2-3-1 포메이션으로 구성한 명단에서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을 최전방 원톱 자리에 세웠습니다.
라이프치히는 이번 여름 리그에서만 28골을 터트린 팀 내 최고 스타 티모 베르너(24)를 첼시로 떠나보냅니다. 구단 입장에선 전력 손실이 불가피한데요.
하지만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황희찬이 다음 시즌부터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베르너 대안이 이미 마련됐음을 강조했습니다.
분데스리가는 황희찬 빠른 발과 왕성한 활동량을 주목했습니다. 이 두 가지가 라이프치히 마르쿠스 크뢰셰 단장(39)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황희찬은 다재다능하다. 어느 포지션에 세워도 제 몫을 다할 선수"라면서 "크뢰셰 단장도 인정했다. 측면 윙어와 최전방 원톱 모두 가능하고 속도와 활동량이 우수해 팀 공격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선수"라고 호평했습니다.
올 시즌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40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 38개(16골 22도움)를 챙겼습니다. 경기당 1개 꼴로 팀 득점에 관여하는 눈부신 생산성을 뽐냈습니다.
빅클럽과 맞붙는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도 주눅들지 않았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경기, 유로파 리그 2경기에 나서 4골 5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백미는 지난해 10월 2일 리버풀과 챔스 조별리그 경기였습니다. 현역 최고 센터백 페어질 판 다이크(29, 리버풀)를 발재간으로 따돌린 뒤 추격골을 뽑아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죠.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도 "잘츠부르크 공격수 중 누구도 판 다이크를 뚫어 내지 못할 거란 목소리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며 황희찬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분데스리가 선정 이적생 베스트XI에는 쟁쟁한 이름이 포진돼 있습니다.
황희찬에게 최전방을 맡긴 가운데 2선에 르로이 사네(24, 맨체스터 시티→바이에른 뮌헨) 주드 벨링엄(17, 버밍엄 시티→도르트문트) 다니엘 칼리지우리(샬케04→아우스크스부르크)를 배치했습니다.
포백을 보호하는 미드필더 2명으론 루카스 투사(23, 올림피크 리옹→헤르타 베를린)와 벤자민 헨리치(23, AS 모나코→라이프치히)를 택했는데요.
최후방에는 왼쪽부터 조 스칼리(17, 뉴욕 시티→묀헨글라드바흐) 탕귀 니앙주(18, 파리 생제르맹→바이에른 뮌헨) 디노스 마브로파노스(22, 아스날→슈투트가르트) 토마스 뫼니에(28, 파리 생제르맹→도르트문트) 이름을 올렸습니다.
골키퍼 장갑은 알렉산더 뉘벨(23, 샬케04→바이에른 뮌헨)에게 끼웠습니다. 황희찬이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를 보면 다들 구단으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영입된 준척임을 알 수 있습니다.
큰물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황희찬이 분데스리가 데뷔 첫해부터 신입생답지 않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요. 국내 팬들은 물론 독일 축구계도 황소의 빅리그 연착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