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7월 ERA 8.24' LG 불펜...'보강' 없이 버틸수 있을까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는 지금의 불펜진으로 가을야구를 자신할 수 있을까.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는 얘기다.
LG는 지난 21일 수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8-1로 앞선 7회말 5명의 불펜투수들이 등장해 무려 8점을 허용했고, 9회초 김용의의 홈런으로 다시 동점을 만든 직후 9회말에는 여건욱이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경기 종료 3이닝을 남기고 7점차가 뒤집힌 사례는 극히 드물다. LG는 올시즌 10개팀 중 두 번째로 적은 12번의 역전패를 기록했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의 승률은 7할7푼8리(21승6패1무)나 된다. 이런 종합적 통계로는 LG 불펜진의 허약함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L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18로 3위다. 시즌 초반 고전했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7월 들어 안정을 찾으면서 로테이션이 견고해졌다. 그러나 불펜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8위로 처져 있다. 특히 7월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은 8.24로 10개팀 중 최하위다. 9위 SK 와이번스 불펜이 6.26이니, LG 불펜의 모습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LG는 지난 1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도 비슷한 참사를 겪었다. 6회초까지 10-4로 리드하던 LG는 6회말 선발 정찬헌이 갑작스런 난조를 보인데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여건욱이 한동희에게 3점홈런을 얻어맞아 10-11로 전세가 뒤집어졌고, 결국 10대15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6월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선발 차우찬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5-0으로 앞선 상황에서 7회 송은범, 9회 정우영이 각각 4실점해 5대8로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LG 입장에서 이같은 어이없는 패배가 올시즌 유난히 잦다. 도저히 뒤집힐 것 같지 않은 경기를 내주는 것이다. 이는 직접적으로 불펜투수들의 부진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투수진 컨디션 관리, 교체 시점 등의 상황 판단, 대체 자원 확보 등에 관한 '벤치의 실책' 탓이라고 봐야 한다. 필승조가 불안하고 특정 투수에게 부담이 커지는 건 모든 팀들에게 비슷하게 생기는 일들이다. 이를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벤치의 역할이다.
LG는 22일 2군에서 '영건' 2명을 콜업했다. 지난해 신인 1차지명 이정용과 2017년 입단해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합류한 이찬혁이다. 이정용은 6월 초부터 퓨처스리그 마운드에 올라 7경기에서 7⅔이닝, 12안타, 5볼넷, 4탈삼진, 평균자책점 8.22를 올렸다. 최근 정식 선수가 된 이찬혁은 이달 들어 퓨처스 경기에 4차례 등판해 4⅔이닝, 3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두 투수는 아직 1군 경력이 없지만, 이미 류중일 감독 앞에서 연습투구로 눈도장을 찍었다. 2군 코칭스태프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들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말소된 김대현 여건욱보다 잘 던질 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고, 일단은 진해수 김윤식 최성훈 정우영 고우석 등 기존 불펜투수들이 제 자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그래도 여의치 않다면 눈을 외부로 돌려야 하는데, 특히 중량감 나가는 불펜투수를 빼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