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오른 FA컵 8강인데…선수층 얇은 포항, 선택과 집중 기로에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5년 만에 맞는 FA컵 8강이다. 하지만 선수층이 얇은 포항 스틸러스는 고민도 적지 않다.
포항은 오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은행 FA컵 8강전을 치른다. 무려 5년 만이다. 포항은 2015시즌 FA컵 8강에서도 서울을 만나 1-2로 패한 바 있다. 이후 지난시즌까지 모두 FA컵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심지어 한 골도 못 넣었다. 올해는 첫 라운드에서 경주한수원을 1-0으로 꺾었고, 4라운드에서는 상주 상무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두고 8강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고민도 존재한다. 시즌 전부터 포항의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리그 3위 진입은 물론 FA컵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다만 선수층이 얇은 탓에 두 대회를 동시에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포항은 앞서 치른 FA컵 2경기에서도 모두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 일류첸코는 12라운드 서울전에서야 올시즌 처음으로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는 연속된 출전에 경기 막판 힘들다는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주장 최영준은 전북전을 제외하고 전 경기 풀타임 출전 중이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오범석은 종아리 부상으로 빠져있고, 남준재는 아직까지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더욱이 FA컵을 치른 뒤 14라운드에서는 전북 현대를 만난다. 포항은 지난시즌에 전북을 상대로 단 1승도 확보하지 못했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1-2로 역전패했다. 7라운드 맞대결 당시에는 팔로세비치 김상원 이승모가 부상으로 한 번에 빠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전북의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와 바로우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한 상황이다. 리그 5경기(4승1무) 무패행진을 달리며 4위에 올라있는 포항은 전북까지 꺾으면 대권에도 도전장을 낼 수 있다.
두 경기 모두 원정이라 쉽지 않은 일정이다. 5년 만에 찾아온 FA컵 기회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지 아니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 서게 됐다. 김 감독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