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야구인 2세’ 송진우 코치 아들 키움 송우현의 1군 데뷔기 “아버지는 티는 안 내셨지만 좋아하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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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잠실 키움과 두산의 경기 9회초. 0-6으로 뒤지던 키움은 김혜성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하고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진 타자는 외야수 송우현. 송우현은 두산 바뀐 투수 이현승의 5구를 걷어 올렸지만 중견수 쪽으로 향하는 얕은 뜬공이었다. 아쉽게 기회를 놓친 송우현의 탄식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또 하나의 1군 야구부자(父子)의 탄생경기 타석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올시즌 KBO 리그에서는 유난히 ‘야구인 2세’의 활약이 돋보인다. 39년의 역사는 드디어 대를 이은 야구선수들의 활약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종범 주니치 드래곤즈 2군 연수코치 아들 키움 이정후,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 삼성 이성곤, 강광회 심판의 아들 NC 강진성 등은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고 최근 KIA 투수 정해영이 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의 아들로 화제가 됐다. 여기에 하나의 이름이 더 추가됐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의 둘째 아들 송우현(24)이다.

지난 17일 1군으로 콜업된 송우현은 이날 두산전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8회부터 전병우 타석에 교체돼 등장했다. 1군 데뷔전에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짧았다. 첫 타석에서는 두산 두 번째 투수 채지선에 2루 땅볼로 물러났고, 9회도 기회를 놓쳤다. 두 타석 모두 범타였지만 그에게는 뜻깊은 경기였다.

2015년 키움의 전신 넥센의 2차 6라운드로 지명된 송우현은 5년 동안 묵묵히 퓨처스리그 무대를 누볐다. 지금은 야구를 그만 둔 형 송우석도 한화에서 외야수로 뛰었다. 하지만 1군 경력은 없다. 송우현은 둘째지만 송진우 코치의 아들로 1군을 누빈 첫 선수가 됐다. 올해 몸이 좋지 않아 스프링캠프도 합류하지 못한 그였지만 꾸준히 몸을 만들었고 최근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23타수 8안타 0.348의 타율로 손혁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경기 후 기자와 통화한 송우현은 “처음 1군에 등록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떨렸지만 막상 타석에선 생각만큼 안 떨렸다.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하지만 확실히 1군 투수들의 공에는 생각보다 스윙이 잘 안 됐다”며 아쉬워했다.

송우현은 아버지 송진우 코치의 반응에 대해 “앞에서는 별로 좋아하는 티를 안 내셨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좋아하셨다고 했다”면서 “원래 타석에서 빨리 승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하던 그대로 똑같이 적극적으로 승부를 보라’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1군 등록과 데뷔 타석이 모두 이뤄지며 그도 1군 야구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많은 2세분들이 처음부터 잘 한 분들은 많이 없다고 들었다”고 말한 그는 “물론 처음부터 잘 하면 좋겠지만 뜻대로 안 되니, 열심히 하다보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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