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삼공사 양희종 "전 경기 출전에 모범선수상 목표"
2007년 입단 후 한 팀에서만 뛰며 7년 넘게 주장 역할
2016-2017시즌 결승 6차전에 3점슛 8개…"다음 시즌도 PO 모드 가동"
(안양=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포워드 양희종(36·194㎝)은 2018년 3월 시상식장에서 수비 5걸상을 받으면서 "이성구 페어플레이상에 도전하겠다"는 남다른 목표를 밝혀 화제가 됐다.
이성구 페어플레이상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경기 매너 등에서 모범을 보인 선수에게 주는 모범선수상으로 심판위원회에서 선정한다.
항상 궂은 일에 앞장서고, 인삼공사 한 팀에서만 2007년부터 계속 뛰는 데다 주장도 7년 넘게 맡은 양희종은 외모까지 모범적으로 생긴 '모범생 이미지' 그 자체지만 정작 이 상은 프로 데뷔 이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17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 앞서 만난 양희종에게 2년 전 '이성구 페어플레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던 얘기를 꺼내자 그는 "제가 아무래도 경기할 때 터프한 이미지라 그런 것 같다"며 "저는 승리에 대한 의욕이 좀 있는 편이고, 경기도 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 것인데 그런 모습들이 터프하게 비쳤나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항의도 잘 안 하는 편이고, 농구 하는 이미지와 코트 밖에서 이미지도 다른 편인데…"라고 아쉬워하며 다음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묻는 말에는 "전 경기 출전에 모범선수상과 같은 개인상도 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사실 양희종은 코트 밖에서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모범적인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지명된 이후 이 팀에서만 몸담은 그는 "여기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체육관에 오면 집처럼 마음이 편해진다"며 "에어컨이 켜져 있으면 제가 가서 끌 때도 있고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 챙기게 된다"고 털어놨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해준 회사에 감사드린다"는 양희종은 또 7년 넘게 주장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팀 내 최고참인 그는 "사실 농구와 관련된 부분은 감독님, 코치님들이 지도해주시니까 제가 후배들에게 얘기할 부분이 없는데 농구 외적인 부분에서는 후배들을 챙기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팀 분위기를 소개했다.
양희종은 "후배들이 워낙 착하고 순한 편이라 잘 따라주기 때문에 크게 간섭할 일은 없지만 가끔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힘든 선수들은 제가 좀 얘기도 듣고 그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결혼한 양희종은 올해 초에 아들을 얻었다.
"이제 6개월이 다 돼 가는데 5개월 지났을 때 벌써 10㎏을 넘었을 정도로 우량아"라고 소개한 양희종은 "이름을 '태웅'이라고 지었더니 주위에서 '농구 시키려고 이름부터 그렇게 지은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그냥 아내와 좋은 이름을 찾다가 결정한 것뿐"이라고 웃어 보였다.
'태웅'이라는 이름은 인기 농구 만화 '슬램 덩크'에 나오는 주인공 '서태웅'과 동명이인이다.
양희종은 "지난 시즌이 도중에 끝나서 팬 여러분들이 아쉬워하시는데 선수들도 그런 아쉬운 부분을 더 생각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훈련 중"이라며 "우리 팀은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정상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3점슛 9개를 던져 8개를 꽂아 팀 우승을 이끌었던 양희종은 다음 시즌 목표로 하는 개인상에 대해 "일단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또 플레이오프 모드를 가동해서 승부수를 한번 띄워 보겠다"며 모범 선수상은 물론 팀 우승과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까지 바라보는 속내를 유쾌하게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