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업은 끝났다! 롯데 나균안, 투수전향 결정…선발 육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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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은 올렸지만 항로를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풍파가 몰아칠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방향키를 쥔 채 적잖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목적지를 정했으니 이제 힘차게 노를 저을 때다. 나균안(22·롯데 자이언츠)이 투·포수 겸업을 마치고 투수에 전념한다.

나균안은 최근 퓨처스(2군)리그 실전에 나서지 않았다. 투수로는 6월 20일 상동 상무전, 타자로는 7월 9일 문경 상무전이 마지막이었다. 부상 때문은 아니다. 투수와 포수 중 한쪽으로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나균안의 선택은 투수였다. 이제 겸업은 끝났다. 실전은 소화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투수 훈련 중이었기 때문에 조만간 실전등판도 가능할 전망이다.

부상으로 인한 분위기 전환 차원의 시도가 야구인생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나균안은 2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 도중 왼 팔목 유구골(갈고리뼈) 골절상을 입었다. 즉시 귀국했고 재활까지 3개월 정도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타자로 훈련이 어려웠지만 오른손은 멀쩡했기 때문에 공을 던질 수는 있었다. 창원신월중 시절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알렸던 만큼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공을 던졌는데, 기대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전례가 드문 투·포수 겸업이 시작된 계기였다. 허문회 감독은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본인이 잘하는 걸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바 있다.



나균안은 2군에서 투수로 6경기에 등판해 25.2이닝을 소화하며 1승3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12삼진을 빼앗는 동안 10볼넷만 허용하며 제구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수로서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최고구속은 140㎞대 초반이 꾸준히 찍힌다. 롯데 육성팀 관계자는 “투수로서 경험은 적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이 뛰어나다. 완급조절과 경기운영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처음에는 테스트 차원의 투수 등판으로 생각했지만 마운드에서 침착한 모습을 보여 모두가 놀랐다”고 평가했다. 선발투수를 목표로 육성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됐다.

올 시즌 개막 때까지만 해도 ‘포수 나종덕’이었지만 이제는 ‘투수 나균안’이 됐다. 6월 중순 개명을 신청했고 통과됐기 때문이다. 개간할 균(畇), 기러기 안(雁). 노력한 만큼 더 높이 오르는 사람이 된다는 의미다. 데뷔하기 전부터 초고교급 안방마님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어린 포수에게 마땅한 방파제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 감내해야 했던 무게는 상상을 초월했다. 나이, 연차, 경험에 비해 너무 많은 비판을 견뎌야 했다. 나균안은 이름도, 포지션도 바꾸며 과거의 아쉬움을 털어버릴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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