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칸타라 지금부터 전성기" 7개월 전, 두산의 눈은 옳았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8)가 벌써 시즌 8승을 올렸다. 시즌 20승 페이스다. 영입 당시 의구심도 있었지만, 결국 두산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알칸타라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고,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6-0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알칸타라는 시즌 8승 1패가 됐다. 12경기에서 8승이다. 두산의 잔여 경기가 88경기이고, 산술적으로 최대 18번까지 더 등판할 수 있다. 12경기 8승이면, 30경기에선 20승이 된다.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경기 후 20승 이야기를 하자 알칸타라는 "이제 시즌 중반에 들어가는 상황인데 20승을 말하기는 이르다"며 웃었다. 이어 "누구나 20승 꿈은 있지 않나. 나도 그렇다. 내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공격 지원을 계속해서 잘 받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KBO 리그 2년차이지만, 지난해 KT의 알칸타라와 올해 두산의 알칸타라는 다른 투수다. 일단 속구 구속이 작년보다 빠르다. 지난해 평균 150.5km였고, 올해는 152.2km를 뿌리고 있다. 슬라이더는 더 가다듬었고, 한층 향상됐다. 체인지업도 그대로 던진다.
여기에 안 던지던 포크볼을 추가했다.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고, 카운트도 잡을 수 있다. 9일 LG전에서도 포크볼이 위력을 떨쳤다. 완전체가 따로 없다.
지난해 알칸타라는 27경기 172⅔이닝, 11승 11패 100탈삼진,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아주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올해는 12경기 77⅓이닝, 8승 1패 69탈삼진, 평균자책점 3.14를 찍고 있다. 다승 공동 1위이며, 이닝은 단독 1위다. 평균자책점은 7위, 탈삼진은 3위다.
사실 두산이 알칸타라를 데려왔을 때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도 꽤 있었다.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이라는 '슈퍼 에이스'를 봤던 팬들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두산은 알칸타라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두산 스카우트는 지난해 12월 알칸타라 영입 확정 후 "검증된 이닝 이터이며, 제구가 안정됐다. 공격적 피칭을 한다. 지난해 2574개의 투구수로 172⅔이닝을 먹었는데 '투구수 2600개 이하-170이닝 이상'은 알칸타라가 유일했다. 지금부터가 알칸타라의 전성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진단이었고, 대박이 터졌다. 두산의 선수 보는 눈은 옳았다. 다른 후보들도 있었지만, 알칸타라를 택한 것이 제대로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