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약속대로 돌아온 오승환 "6년 간 해외 무대 아쉬움 커…최상의 몸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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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4일. 오승환은 "마지막 공은 반드시 삼성에서 던지겠다"고 했다. 당시 FA 자격이 아닌 상태에서 삼성의 전폭적인 협조 속에 오랫동안 꿈꿔온 해외 진출 목표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로 돌아왔다.

오승환은 자타공인 한국 최고 마무리 투수로 손꼽힌다. 2014~2019년 KBO리그를 떠나있었지만, 여전히 개인 최다 세이브(277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구원왕에 5차례나 등극했다. 최연소·최소 경기·최다 수식어가 붙는 기록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150km를 넘는 '돌직구'와 언제나 흔들림이 없는 '무표정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해외 무대에서의 활약도 눈부셨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 소속으로 2년간 총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2016~2017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던 당시 39세이브를 올리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16승13패 42세이브 45홀드 평균자책점 3.31의 정상급 필승조로 활약했다. 만족을 모르는 오승환은 "해외에서 활약은 아쉬움이 크다"며 "야구는 항상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몸 상태는 최고다. 오승환은 "몸 상태에 대해선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이번 재활 때는 몸 상태를 0에서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해 정말 좋다"고 웃었다.

2016년 1월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를 받아 올해 개막 후 초반 30경기(2019년 42경기 징계 소화)에 나설 수 없다. 복귀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오승환은 국내 팬들 앞에서 다시 공을 던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가진 일본 한신 타이거즈 입단식 당시 "마지막 공은 삼성에서 던지겠다"는 약속이 실현됐다.
"팬들과 약속한 부분이다. 또 기량이 받쳐주지 않는데 국내로 돌아와 공을 던지는 것도 우습다. 복귀 타이밍을 비롯해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 6년 전에 밝혔듯, 마지막 공은 무조건 삼성에서 던지려고 했다. 해외에서 은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우선 6년간의 해외 무대 활약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다. 매 시즌 그랬다. 성적만 놓고 보면 '욕심이 너무 과한 것 아닌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선수로서 잘했던 모습보다 안 좋았던 기억이 더 많이 남는다. 미국에서도 빅리그 첫 시즌(2016년)에 좋았지만 이듬해 안 좋았고, 2018년에 잘했지만 마지막인 2019년에 안 좋았다. 꾸준하지 못한 부분이 정말 아쉽다."

-KBO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로 다시 마무리 보직으로 돌아왔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나는 (언제나) 삼성의 마무리'라고 여긴 적은 없다. 기록에 대한 욕심도 전혀 없다."

-지난해 8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몸 상태에 대해선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나이가 많아졌다고 몸 상태가) 떨어질 이유는 전혀 없다. 특히 이번 재활 때는 몸 상태를 정말 0에서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수술 이후에 시간적 여유도 있었고 6월부터 한동안 공을 던지지 않아 마음을 편하게 가졌다. 덕분에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 또 재활을 통해 느낀 점도 많다.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맞다' '안 맞다'를 얘기할 순 없지만 운동법도 바꿨다. 어느 해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 또는 걱정은 없었나.
"걱정보다 기대가 컸다. 공교롭게도 10년 주기로 수술대에 올랐다.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나 항상 수술할 때 '내가 현재 느끼는 아픔을 낫게 하기 위해서'라고 여긴다. 그래서 잘 견딜 수 있었다."
 

 


-곧 마흔을 앞뒀는데 여전히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은 것 같다.
"야구는 끝이 없는 것 같다. 내가 항상 부족하다고 여긴다. 내가 알고 있는 부분도, 여태껏 해온 부분도 모두 정답은 아니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과 운동법이나 목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깨닫곤 한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많은 경험을 전수하고 조언해주는 위치에 있는데.
"후배들과 얘기할 때도 나만의 방식을 알려주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서로 얻을 수 있는 점을 캐치하는 것이다. 나 역시도 부족한 부분을 느끼면 후배에게 물어볼 때도 있다. 프로에 입단한 선수라면 자신만의 운동법이 있기 때문이다."

-입단 후 거의 마무리 투수로만 뛰었다. 한 번쯤 '선발 투수로 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나.
"선발 투수를 해보고 싶단 생각은 가져본 적 있다.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선발이나 마무리나 공을 던지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가장 최근 선발 경험은) 확실히 단국대 재학 시절과 프로에선 없었다. 대학 때는 팀 사정상 선발 투수가 2이닝을 던진 뒤 내가 마운드에 올라 5~6이닝을 던진 적은 꽤 있다."

-삼성이 최근 네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등 부진을 겪었는데.
"항상 결과가 안 좋으면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팀에 합류해보니 정말 다들 열심히 한다. 그래서 반등의 요소가 더 많다. 선수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이전과 비교하면 모르는 후배들이 정말 많더라. 내가 복귀했다고 팀 성적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올 시즌 최종 결과는 모르겠지만 긍정적 요소가 많이 엿보인다."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경북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주 심각하다.
"개인 훈련 탓에 1월 3일에 일본 오키나와에 들어와 계속 머무르고 있으나 서울과 대구에 있는 가족과 지인의 얘기를 들어보니 상황이 정말 심각하더라. 분명히 어느 국가보다 이른 시일 내에 어려움을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한국, 그리고 대구·경북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목표는.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 그것 외엔 다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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