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KIA, 김종국 금품수수 의혹 날벼락…장정석 악몽 재현? 알찬 겨울 보냈는데 어쩌나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야구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들렸다. 김종국 (51) KIA 타이거즈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당한 것이다.

KIA 타이거즈는 28일 "김종국 감독을 직무정지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현역 사령탑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것 자체가 충격적인데 그 내용은 더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KIA 구단은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김종국 감독은 현재 금품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독립야구단과 관련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김종국 감독이 정확히 어떤 내용으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최근 야구계에서는 한 독립야구단의 간부가 특정 KBO 리그 감독과 친분을 과시하며 선수에게 프로 입단을 미끼로 금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KBO도 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자체 조사에 나섰다.

아직 김종국 감독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이다. KIA는 오는 30일 스프링캠프를 위해 출국을 앞두고 있는 상황. 감독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선수단의 예정된 일정을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KIA는 선택을 해야 했다. KIA의 선택은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이었다. 호주 캔버라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KIA는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길 계획이다.

KIA는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라면서 "감독의 최종 거취는 수사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예정이며, 1군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KBO 리그 구단의 1년 농사를 결정하는 스프링캠프인데 KIA가 사령탑의 공백 속에서도 원활하게 스프링캠프를 소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현역 사령탑의 갑작스러운 공백, 스프링캠프 차질 불가피

KIA는 지난 27일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선수단의 인원을 공개했다. KIA가 "오는 30일 호주로 출국해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Narrabundah Ballpark)와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운영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KIA는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코칭스태프 20명, 선수 47명 등 6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단은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9명으로 구성됐다"라고 전했다.

이때만 해도 김종국 감독의 이름 또한 포함돼 있었다. 김종국 감독 체제에 진갑용, 정재훈, 이동걸, 타케시, 이범호, 홍세완, 박기남, 조재영, 이현곤 등 1군 코치들도 이름을 올렸다.

투수는 곽도규, 김기훈, 김대유, 박준표, 양현종, 유승철, 윤영철, 윤중현, 이의리, 이준영, 이형범, 임기영, 장민기,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 최지민, 황동하와 더불어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 등 외국인투수 2명과 조대현, 김민주 등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 2명도 자리했다. KIA는 이번 스프링캠프에 신인 2명만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KIA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투수는 총 22명이다.

포수는 김태군, 주효상, 한승택, 한준수 등 4명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고 내야수는 고명성, 김규성, 김도영, 김선빈, 박민, 박찬호, 변우혁, 서건창, 오선우, 윤도현, 이우성, 정해원 등 12명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확정했다. 외야수는 고종욱, 김석환, 김호령, 나성범, 박정우, 이창진, 최원준,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 총 9명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1차 스프링캠프(호주 캔버라)와 2차 스프링캠프(일본 오키나와)로 나뉘어 진행된다. 호주 캔버라에서 열리는 1차 스프링캠프에서는 '3일 훈련 1일 휴식' 체제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2월 21일 일본으로 건너가 3월 6일까지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본격적인 실전 체제에 돌입한다.

일부 연습경기 일정도 공개됐다. KIA는 "2월 25일 KT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KBO 리그 팀들과 5차례의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으며 2월 27일 일본 프로야구 소속인 야쿠르트 스왈로스와도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선수만 47명, 총원 67명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인원으로 스프링캠프를 꾸린 KIA는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올 시즌 준비에 돌입하려 했으나 갑작스러운 사령탑의 공백으로 원활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김종국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지만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사령탑을 교체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 불과 1년 전에는 장정석 단장 금품 요구 악몽, KIA 머리가 아프다

KIA로선 지난 해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해 KBO 리그 개막을 앞두고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바로 장정석 전 KIA 단장이 포수 박동원과 다년계약을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 대한 제보를 받은 KIA는 지난 해 3월 29일 오전 품위손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장정석 단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해임을 결의했다.

당시 KIA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구단은 최근 불거진 장정석 단장의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KIA 타이거즈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또한 개막을 앞두고 있는 KBO리그 전체에 누를 끼치게 돼 리그 모든 구성원분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KIA는 "구단은 즉시 사실 관계를 파악했으며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금품 요구는 정당화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징계위원회를 개최, 곧바로 장정석 단장을 해임 조치했다"라면서 "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고,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고 KIA 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초유의 사태였다. 현역 단장이 현역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것이다. 무엇보다 장정석 전 단장은 단장 부임 이후 트레이드만 5건을 진행하며 활발하게 움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KIA는 지난 2022년 우완투수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을 한화에 건네면서 2000년생 우완 유망주 김도현을 영입했고 키움에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2023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면서 포수 박동원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KIA의 트레이드는 멈출 줄 몰랐다. 지난 2022년 5월에는 포수 자원인 김민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SSG로부터 좌완투수 김정빈과 내야수 임석진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도 했다. 정규시즌 종료 후에도 한화에 한승혁과 장지수 등 투수 2명을 내주고 내야수 변우혁을 영입하는 2대1 트레이드를 성사한 KIA는 키움 포수 주효상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기 위해 2024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또한 장정석 전 단장은 2022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 나온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한 것은 물론 프랜차이즈 스타인 양현종과 4년 총액 103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으면서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서 임기를 완전히 채우지 못하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 타이거즈 원클럽맨 감독에 찾아온 최대 위기

KIA가 김종국 감독을 선임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5일이었다. 당시 KIA는 제 10대 감독으로 김종국 감독을 선임하면서 계약 기간은 3년과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KIA는 "김종국 감독이 프로 데뷔 때부터 타이거즈에서만 뛴 '원클럽맨'으로서 누구보다 KIA 타이거즈를 잘 알고 있다는 점과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어 팀을 빠르게 정비하고 재도약시킬 적임자로 판단했다. 특히 구단과 국가대표팀에서 쌓아온 다양한 코치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라고 김종국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전했다.

김종국 감독도 "명가 재건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대감이 훨씬 크다"라면서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구단 명성에 걸맞는 경기력과 선수단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있는 플레이를 주문해 팬들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는 KIA 타이거즈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말그대로 김종국 감독은 현역 시절을 타이거즈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이었다. 광주일고-고려대를 졸업하고 1996년 1차지명으로 해태(현 KIA)에 입단한 김종국 감독은 데뷔 시즌부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며 '불세출의 유격수' 이종범 전 LG 코치와 키스톤 콤비로 활약했고 1997년까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로 역사에 기록됐다. 2002년 KIA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한 김종국 감독은 133경기에서 타율 .287 8홈런 53타점 50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왕에 등극하는 한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하면서 야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2004년에도 두 자릿수 홈런(10개)을 채우면서 도루 39개로 3년 연속 30도루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던 김종국 감독은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본 뒤 2010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개인 통산 1359경기에 나와 1086안타, 타율 .247, 66홈런, 429타점, 254도루를 남겼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삿포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인물이다.

지도자 생활도 줄곧 KIA에서만 했다. 2011년 KIA에서 2군 수비코치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10년 가까이 1군에서 작전 및 주루코치를 맡았으며 수석코치를 거쳐 2022년 KIA의 제 10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 김종국 감독 체제는 절반의 성공? KIA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지나

KIA는 김종국 감독 체제로 2022년을 맞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단기적인 성과를 품에 안았다. 당시 KIA는 7월 3일 인천 SSG전에서 2-3으로 석패하며 5위로 내려갔지만 정규시즌 최종일인 10월 8일까지 단 한번의 순위 변동 없이 5위를 지키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9월 11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9월 21일 광주 LG전까지 9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최대 위기에 빠졌는데 당시 5위를 두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NC를 상대로 2승 1패를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수확, 5위 자리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결국 70승 73패 1무(승률 .490)로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KIA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행 티켓을 거머쥐며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KT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로 가을야구가 종료됐으나 KIA 입장에서는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은 사실이었다.

KIA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정규시즌에서 73승 69패 2무(승률 .514)로 6위에 그친 KIA는 1경기차로 앞선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만 봐야 했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지난 해보다 나아졌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KIA는 지난 해 외국인투수 2명을 시즌 도중에 모두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울 정도로 '5강'에 진심이었다. KIA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숀 앤더슨은 14경기에 나와 79이닝을 던져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을 남기며 에이스로서 무게감이 떨어졌고 아도니스 메디나는 12경기에서 58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05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었다.

KIA는 앤더슨과 메디나의 빈 자리에 토마스 파노니와 마리오 산체스를 영입했다. 2022시즌에 이어 또 한번 KIA와 인연을 맺은 파노니는 16경기에 나와 82⅓이닝을 던지며 6승 3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지만 산체스는 12경기에서 63⅔이닝을 던져 4승 4패 평균자책점 5.94에 그치면서 KIA의 레이스에 탄력을 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KIA를 더욱 괴롭게 했다. 나성범은 슬라이딩을 하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면서 시즌 아웃이 됐고 최형우도 1루수와 충돌하면서 쇄골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을 당했다. 최원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훈련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었고 박찬호는 상대 투수의 투구에 왼쪽 팔뚝을 맞으면서 시즌 아웃이라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역대급 5강 경쟁을 펼치고도 끝내 정규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KIA는 이번 오프시즌에 착실한 행보를 보이면서 올 시즌 도약을 기대케했다. 먼저 포수 김태군과 3년 총액 25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KIA는 FA 권리를 행사한 외야수 고종욱과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 5000만원, 인센티브 1억원 등 총 5억원에 계약을 맺었으며 '원클럽맨' 내야수 김선빈과 계약 기간 3년, 총액은 30억원에 FA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계약금 6억원, 연봉 합계 18억원 등 총 24억원을 보장받는 내용. 여기에 최형우와 역대 최고령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 기간 1+1년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억원 등 총액 22억원에 사인했다.

비록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은 없었지만 한때 '201안타의 사나이'였던 내야수 서건창을 영입하면서 내야진 뎁스를 강화했다. KIA는 LG에서 방출된 서건창과 연봉 5000만원, 인센티브 7000만원 등 총액 1억 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인선수도 알찬 보강을 이뤘다는 평가다.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와 3년째 동행을 이어가기로 한 KIA는 새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데 이어 제임스 네일과 총액 95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 이적료 25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메이저리그 경력자들로 외국인투수 두 자리를 채웠다. 크로우와 네일 모두 최고 구속 153km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선수들이다.

올해 KIA는 중도의 기로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까지는 절반의 성공이었던 김종국 감독 체제. KIA는 지난 해 가을야구에서 탈락하고도 김종국 감독을 신임했으나 김종국 감독이 스프링캠프 합류를 앞두고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때아닌 악재를 맞았다. 과연 KIA가 감독의 부재라는 초대형 악재를 극복하고 차질 없이 올 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까.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윤욱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