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낼 수도 없지 않은가"…LAA 前 동료들은 모두가 알았다, 오타니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걸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화를 낼 수도 없지 않은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단연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였다. 2021년 전 세계적으로 '이도류' 붐을 일으키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로 선정됐고, 지난해 또다시 1위표를 쓸어 담으며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쓰며 두 번째 MVP 타이틀을 품은 오타니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을 치르던 중 팔꿈치 수술을 받은 탓에 2024시즌에는 마운드에 오를 수가 없다. 이 문제로 인해 오타니는 이번 FA 시장에서 큰 계약을 품에 안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랐는데, 이는 오판이었다. 오타니는 각 구단의 재정 상황을 떠나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모두로부터 관심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오타니의 거취를 둘러싸고는 '오보'가 나오기도 했다. 최종 승리자가 된 LA 다저스를 비롯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등이 오타니의 쟁탈전에 뛰어들었는데, 미국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던 것이다. 바로 오타니가 토론토와 계약을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 복수 언론들은 오타니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미국 몇몇 언론들의 비관적인 시선을 비웃듯이 10년 7억 달러(약 9415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품에 안았다. 오타니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스포츠 스타들도 있지만, 계약 규모가 7억 달러에 달한 것은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였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뒤 오타니의 계약이 공식 발표됐고, 에인절스와 작별이 확정됐다.
지난해까지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앤서니 렌던을 비롯해 리드 티트머스 등 前 동료들은 오타니가 FA 시장에 나간 이후 '결별'을 예상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럴만한 이유들은 있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는 동안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는데, 오타니는 올스타전을 비롯해 취재진과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적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고, 이별을 암시한 바 있다.
특히 팀을 떠나는 과정도 썩 매끄럽진 않았다.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을 당한 이후에도 타자로 경기에 임해 나갔는데, 어느날 갑작스럽게 라커룸의 짐을 모두 뺐다. 당시 에인절스 선수단은 오타니가 라커룸을 비운 것에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타니가 짐을 쌌던 이유는 팔꿈치와 함께 옆구리 부상이 겹치면서 더 이상은 투수, 타자 모두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팔꿈치 수술을 받기 위함이었다.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타니가 팀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모양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잭 비타가 진행하는 '잭 비타 쇼'에 출연한 앤서니 렌던은 오타니에 대한 질문에 "그가 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미 선수들은 오타니와 결별을 확신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은 렌던 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팟 캐스트 '파울 테리토리'에 출연한 리드 디트머스 또한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돌아오지 않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디트머스는 여자친구와 약혼을 한지 하루 만에 오타니의 이적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디트머스는 "약혼자와 함께 트위터에서 오타니가 이적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가 이적한 직후 디트머스는 계약 규모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
오타니가 에인절스로 돌아오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지역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만큼 씁쓸함도 뒤따랐다. 디트머스는 "오타니의 이적으로 같은 지역끼리 라이벌 관계가 생기게 됐다. 팬들은 별로 기쁘지 않겠지만, 오타니에게 화를 낼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에인절스를 떠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현재 타자로 2024시즌 개막전 타석에 들어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재활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타니는 오는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울시리즈'에서 이적 이후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설 전망이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