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타지키스탄 1-0 제압 '조 1위 16강행'…중국전 로테이션 가능성 [아시안컵]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아시안컵 개최국 카타르가 24개국 중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탈락 위기에 놓인 중국이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카타르는 1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에 위치한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타지키스탄을 1-0으로 물리쳤다. 1차전 레바논전 3-0 승리에 이어 조별리그 2연승을 기록한 카타르는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조 1위를 확정, 가장 먼저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카타르가 승점 6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승점 2점을 기록 중인 중국이 2위, 1무1패를 기록한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이 골득실에 따라 각각 3, 4위에 위치해 있다.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참가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가 16강에 오르며 3위를 기록한 팀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상위 4팀이 추가로 진출한다. A조 최종전은 카타르-중국, 타지키스탄-레바논 경기로 펼쳐진다. 중국은 카타르에 지더라도 최소 조 3위를 확보하지만 결과에 따라서는 상위 4팀 안에 들지 못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카타르가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향후 토너먼트 일정을 위해 중국전서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카타르는 이날 4-3-3으로 나섰다. 메샬 바르샴이 골문을 지켰고, 와드 모하메드, 루카스 멘데스, 타렉 살만, 바삼 알라위가 백4를 구성했다. 자셈 가베르, 아흐메드 파테히, 무스타파 마샬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아크람 아피프, 알모에즈 알리, 이스마엘 모함마드가 최전방 3톱으로 배치됐다.
전력 상 열세인 타지키스탄은 4-4-2 두 줄 수비로 맞섰다. 루스탐 야티모프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마누체르 사파로프, 바흐다트 하노노프, 조이르 주리바예프, 아크탐 나자로프가 수비를 맡았다. 아마도니 카몰로프, 파르비즈존 우마르바예프, 알리셰르 슈쿠로프, 에흐손 판샨베가 중원을 지켰고, 루스탐 소이로프, 알리세르 드잘리로프가 투톱으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카타르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카타르는 60%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경기를 지배했다. 슈팅 수도 12개로 타지키스탄보다 배 이상 많았다. 유효슈팅 역시 6개로 3개의 타지키스탄보다 2배 많았다. 다만 타지키스탄의 두 줄 수비를 뚫는 데 여려움을 겪으면서 한 골에 만족해야 했다.
포문을 연 쪽은 타지키스탄이었다. 전반 13분 카몰로프가 오른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뒤 소이로프에게 연결했다. 소이로프가 박스 안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고, 바르샴 골키퍼가 손으로 쳐냈다. 드잘리로프가 흘러나온 공을 재차 슈팅으로 이어가고자 했지만 헛발질이 나오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카타르가 응징했다. 전반 17분 타지키스탄의 골킥을 끊어낸 뒤 공격을 시도했다. 알리가 침투하는 아피프에게 정확하게 패스했다. 일대일 기회를 잡은 아피프는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침착하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득점했다. 카타르가 1-0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카타르가 페널티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30분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알리가 타지키스탄 수비수 사파로프의 팔에 얼굴을 가격 당해 쓰러졌다.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후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전반 43분에는 아피프가 박스 안에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추가시간 타지키스탄이 반격했다. 우마르바예프의 중거리 슛은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듯 했으나 골키퍼가 잡아냈다. 카타르도 추가시간 10분 아피프의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노려봤지만 골문 위를 살짝 넘어가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전은 1-0으로 카타르가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타지키스탄이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반 3분 드잘리로프가 카타르 수비의 백패스를 끊어내 슈팅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볼 터치가 길어 그대로 골라인 아웃됐다.
카타르는 아피프의 패스를 받아 교체 투입된 아흐메드 알가네히가 슈팅을 때려봤으나 이번에도 골대 위를 넘어가면서 득점으로 만들지 못했다.후반 12분에는 알리의 문전 앞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카타르가 수적 우세를 점했다. 타지키스탄 미드필더 카몰로프가 볼 경합 상황에서 알가네히의 얼굴을 발로 가격했다. VAR 체크 후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들면서 11-10 싸움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은 무려 11분이 주어졌다. 하지만 수적 우세에도 카타르의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카타르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카타르는 오는 23일 오전 0시 중국과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치른다. 이후 7일 뒤인 30일 오전 1시에 C조/D조/E조 3위 팀 중 하나와 16강전을 치른다. 지난 2019년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카타르가 16강전을 앞두고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카타르가 로테이션을 가동해주기를 바라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타지키스탄, 레바논을 상대로 졸전 끝에 무득점을 기록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력 상 우위인 카타르를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중국 현지 분위기도 비관적이다. 세르비아 출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중국축구협회가 얀코비치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택한 것부터가 잘못됐다"라면서 "선택할 사람이 없었다고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 감독 선택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사실까지 잘못된 걸 외면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분노했다.
또한 "레바논에게 이기지 못했다고 불평하지 마라. 골을 내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할 지경이다. 이 수준으로 상위 16개 팀 안에 들어간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라며 부진한 경기력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카타르는 번성했고, 중국은 쇠퇴했다. 하지만 아직 기회가 남았다. 중국은 2위 혹은 3위 팀 중 하나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 엄청난 반전을 제외하고는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는 데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전 결과에 따라 중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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