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안컵 조 2위로 밀렸다…요르단, '김판곤호' 말레이시아 4-0 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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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를 2위로 출발했다. 바레인을 3-1로 제압했지만, 이어 열린 경기에서 요르단이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하면서다. 요르단은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요르단은 16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말레이시아에 4골 차 대승을 거뒀다. 말레이시아의 FIFA 랭킹은 130위, 사령탑은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다.

요르단이 4골 차 대승을 거두면서 조별리그 E조 첫 라운드 순위는 나란히 승점 3을 챙긴 요르단이 선두, 한국이 2위에 각각 올랐다. 득실차는 요르단이 +4(4득점·0실점) 한국은 +2(3득점·1실점)다. 그 뒤를 승점을 쌓지 못한 바레인(득실차 –2) 말레이시아(-4)가 잇는 구도다.

이번 아시안컵은 각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추가로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E조 1위로 16강에 오르면 D조 2위, 2위로 16강에 오르면 F조 1위와 격돌한다. 현재 D조 2위는 이라크, F조는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한국의 최종전 상대가 ‘최약체’ 말레이시아라는 점에서 조 1위 통과 여부는 사실상 오는 20일 요르단과 맞대결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됐다. 만약 한국이 요르단을 이기면 조 1위 확정도 가능하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순위는 승점이 같으면 승자승을 먼저 따진다. 요르단과 역대 전적은 한국이 3승 2무로 무패를 기록 중이다. 아시안컵 직전 열린 일본과 평가전에선 1-6으로 대패했던 팀이기도 하다.

이날 요르단은 ‘유일 유럽파’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프랑스)가 2선 측면에 포진하는 3-4-3 전형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야잔 알나이마트(알아흘리)가 포진했고 알리 올완(알샤말)이 양 측면에 포진하는 형태였다. 누르 알라왑데흐(슬랑오르)와 니자르 알라쉬단(알파이살리)이 중원에 포진했고 마흐무드 알마르디(알후세인)와 에산 하다드(알파이살리)가 윙백 역할을 맡았다. 살렘 알아잘린(알파이살리)과 야잔 알아랍(알쇼르타), 압달라 나시브(알후세인)가 수비라인을, 야지드 아불라일라(알자발라인)가 골문을 지켰다. 대부분 자국리그나 카타르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요르단이 빠르게 균형을 깨트렸다. 전반 12분 만에 알마르디의 선제골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찬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말레이시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날 요르단은 두 번째 슈팅 만에 결실을 맺었다.

4분 만에 추가골을 넣었다. 알나이마트가 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상대 파울에 걸려 넘어졌다.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알타마리가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요르단은 전반 32분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알나이마트가 골키퍼까지 제친 뒤 문전으로 패스를 건넸고, 이를 쇄도하던 알마르디가 마무리했다. 전반 30여분 만에 요르단이 3-0으로 앞섰다. 승부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궁지에 몰린 말레이시아는 전반 40분에야 첫 슈팅을 기록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볼 점유율은 말레이시아가 52%로 근소하게 높았으나 의미는 없었다. 전반 슈팅수는 요르단이 6개, 말레이시아는 2개. 요르단은 6개 중 절반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말레이시아는 추격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후반 초반부터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후반 연이은 슈팅은 좀처럼 상대를 위협하지 못했다. 요르단도 네 번째 골을 넣기 위해 맞불을 놨다. 후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결실을 맺은 건 요르단이었다. 후반 40분 후방 롱패스를 받은 알타마리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절묘한 칩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결국 경기는 요르단의 4-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요르단은 경기 점유율에서 48%로 근소하게 밀렸으나 슈팅 수에선 오히려 14-8로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다. 절반이 넘는 8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VAR에 의해 득점이 취소되거나 골대를 강타하는 등 점수 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을 경기였다.

후세인 아무타(모로코) 요르단 감독은 “전반에만 3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얻었다. 좋은 출발이고, 다음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은 “요르단은 우리보다 신체적,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 말레이시아 팬들에게 죄송하다. 빨리 패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조별리그 E조 1위 결정전이 될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는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역대 전적에선 3승 2무로 한국이 무패를 기록 중이지만 3승이 모두 1-0 승리일 정도로 까다로운 경기들을 치렀다. 요르단은 지난 2004년과 2011년 대회 8강을 넘은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는 팀이다.



한편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바레인에 3-1로 승리를 거뒀다.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선제골 이후 동점골을 실점하며 흔들렸지만,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멀티골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바레인에 볼 점유율에서 71%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수에서도 14-9로 우위를 점했다. 한국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2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둔 건 1972년 크메르 공화국 상대 4-1 승리 이후 무려 52년 만이다.

김명석 기자
 

기사제공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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