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잊은 손준호, 클린스만이 계속 찾는다…해결 못한 '6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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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용산, 김정현 기자) 지난 5월, 중국 공안 당국에 붙잡힌 손준호를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둔 지금까지도 생각한다. 어쩌면 그만한 3선 자원이 필요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클린스만 감독이 28일 서울 용산 CGV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26인을 발표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슈퍼스타들이 예상대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불법 촬영 혐의로 인해 대표팀 발탁이 불가능해지면서 대체 공격수 발탁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조규성과 오현규(셀틱) 등 기존 공격수 2명만 선발됐다. 올해 K리그1 득점왕 주민규의 대체 승선도 점쳐졌으나 클린스만 감독의 마음은 끝까지 변하지 않았다.



클린스만호는 최근 국내파 위주로 소집된 16명의 멤버에 해외파 멤버들을 더해 24명이 이미 승선이 확실시된 상황이었다. 나머지 두 자리에 시선이 쏠렸는데 김지수, 양현준 등 두 젊은 선수들이 메웠다.

클린스만은 가장 고민한 포지션 관련 질문에 마치 고민한 적 없다는 듯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현재 뽑지 못하는 황의조, 그리고 손준호의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클린스만은 "몇몇 선수를 데려가지  못하는 건 늘 가슴 아프다. 가장 주요 포인트였던 건 황의조의 상황이었다. 노리치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상황이 진행 중이어서 우리로서 어려웠다. 이는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준호도 중국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감독으로서 아주 어렵다. 내 힘으로 해결하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큰 토너먼트를 앞두고 있어서 감독으로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게 내 역할이다"라며 손쓸 수 없는 두 상황에 대해 거론했다. 

특히 클린스만의 손준호에 대한 언급은 그가 중국 공안에 억류된 이후 계속 이어졌다. 

주중 한국 대사관은 지난 5월 "중국 랴오닝성 공안 당국이 손준호에 대해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는 것으로 파악한다"라며 "현재 관할 지역 영사가 면회 신청을 하는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를 인용, 손준호가 지난 12일부터 '형사 구류' 상태에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손준호 등 산둥 선수들이 소속팀 하오웨이 감독의 승부조작 등 비위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손준호는 승부조작이 아니라 뇌물수수와 관련돼 구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손준호 에이전트는 당시 엑스포츠뉴스와의 전화에서 "손준호가 뇌물수수와 관련돼 붙잡혔다. (하오웨이)전 감독이 같은 혐의로 구속됐고 이와 연관된 것 아닌지 보고 있다"며 "손준호가 의심을 벗게 되면 이른 시간 내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교통상부, 주중한국대사관도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클린스만은 지난 6월 A매치 대표팀 명단에 손준호를 넣어 지지의 뜻을 보였다. 그는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지금 지속적으로 축구협회 차원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손준호를 응원하고 뒤에서 도우려고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정확하게는 손준호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알 수가 없다"라며 답답해했다.

클린스만은 이어 "지난 3월 콜롬비아전, 우루과이전에서 보여준 손준호 경기력이 아마 많이 그리울 거 같지만 일단 우리는 최대한 손준호가 집에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도와주면서 최선 다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그 사이 관련 사건에 대해 손준호를 구속 수사로 전환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됐다. 이후 손준호의 소식은 잠잠했다. 



그러다 다시 손준호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 건 지난 10월, 클린스만의 입이었다. 10월 13일 튀니지와의 평가전 이후 클린스만은 기자회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관련한 질문에 "박용우에게 출전 시간을 주면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과정이다. 지금까지는 상당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있는 손준호가 아쉬운 부분이다. 전방에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려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요한데 그 자리 적임자가 손준호다. 앞으로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란다."라며 손준호가 돌아오지 못하는 아쉬움을 약 4개월 만에 다시 드러냈다. 

11월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양팀의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이후 클린스만은 이번엔 적진에서 손준호의 이야기를 꺼냈다. 



클린스만은 "나와 한국 축구, 손준호의 가족을 위해서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어떤 혐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에서 도와줘서 손준호가 하루빨리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클린스만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나서도 손준호의 소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클린스만은 이런 상황에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손준호를 언급한 것이다. 

물론 손준호의 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손준호의 가족은 그를 반년 넘게 보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이다. 축구대표팀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

손준호가 사실상 축구 인생을 지속하기 어려워지면서 클린스만호는 꾸준히 소집하고 있는 박용우, 이순민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현재로썬 박용우가 주전이지만, 온전히 팀에 녹아든 모습은 아직까지 아니다. 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어렵지만, 이순민도 올해 첫 대표팀에 승선한 만큼 좋은 호흡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손준호가 빠진 대표팀의 3선은 분명히 상대에게도 알려진 약점이 된다. 3선이 공략당하면 백4 수비진은 그대로 상대 공격에 노출된다. 제아무리 유럽에서 날고 긴다는 김민재가 있다 하더라도 수비라인 바로 앞에서 실수가 벌어진다면 그대로 위기 상황을 맞는다. 이때부턴 상황에 따라 위험 수위가 달라진다. 

토너먼트를 우승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수비 안정화가 절실하다. 백4 수비 라인은 꾸준히 발을 맞춰 왔지만, 수비진 앞을 보호해줄 3선이 본선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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